오연희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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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가을밤

2003.10.17 03:44

오연희 조회 수:292 추천:57

스산한 가을밤

딸래미가
아빠랑 꼭 가보라며 귀띔해 준
맨하탄 비치에 갔다

서늘한 바람
가슴 한 구탱이 구멍 하나 뚫고

지나간다

애쓰지 않아도
온몸 세포마다 날이 서던
열정의 나날

바다는 여전한 소리로
으르릉 대는데
나날이 잦아드는 유한한 내 모습
무릎 끊는다

구멍 난 가슴끼리
더 깊이 포개는 일
바다에 맞서는 유일한 길임을

딸래미가 갈켜준
맨하탄 비치에서 알았다


2003년 10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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