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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최선호
죽음을 넘어
내게로 오십니까
사흘 주검이셨던
주님
베들레헴 외양간 구유에서
아리마대 요셉 무덤에까지
칼날 위를 걸으시어
흐트러짐 없는 핏자국을 그으시고
쏜살같이 죽음을 뚫어
내게로 오시는 이
주님께서 사심으로 나도 살아
영생에 이르는
외길 목숨의 동반자
주님께서 진정
지금 내게로 오십니까
내게는 외양간 말구유도 없고
비워놓은 무덤도 없이
주님 흘리신 핏자국 한 발짝도 따르지 못한
다만 밤 깊은 어둠뿐인데
그래도 주님은
내게로 오십니까
주님이 쓰신 가시면류관
주님의 살에 박힌 대못
주님의 옆구리를 찌른 창
주님을 후려친 회초리는
모두 나의 것이었습니다
제비 뽑아 차지한 주님의 옷자락조차
잃어버린 지 오래인데
그래도 주님은 지금 내게로 오십니까
죽음에서 다시 살아
그 맑고 고운 영의 몸으로
해처럼 밝게 오시는 주님
지금
이 죄인 가슴의 밤을 씻기시어
다시 열리는 새 아침은 오직
주님의 마음입니다
<목사, 시인,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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