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월 대보름달

2010.02.09 12:55

김수영 조회 수:833 추천:172

정월 대보름달    일년중 가장 큰 보름달이라고 하는 정월 대보름달은 추석 대보름달과 함께 우리민족의 가슴속에 새겨진 아름다운 대자연의 걸작품을 기리는 향연이 베풀어지는 명절중의명절이다. 금년에도 나는 이 보름달을 볼수있기를 간절히 소원한다.    한달 가까이 남가주에는 폭우가 쏟아지고 흐린 날이 많아 은근히 걱정이 앞선다. 날씨가흐려져 보름달을 못보면 어떻하나 하는 안타까움이 있는데 내 걱정은 기우에 불과하고 기다리던 아름다운 보름달을 볼수가 있을것 같아 기대에 부풀어 있다.    우리집 앞정원에 다섯그루의 팜트리가 20년 가까이 잘자라고 있었는데 이번 폭우로 한가운데 있던 한그루가 쓰러져 내 마음이 무너지는 아픔을 겪었는데 잘 이르켜 세워서 다시 땅에다 잘 심어두어 다시 살아나기만 기다리면서 정성을 드리고 있다.    달밤에 팜트리 잎사귀사이로 떠오르는 달을 감상하는 일은 나에게 시심을 키워주고 수필을 쓸수있는 영감을 불러 일으키키 때문에 내 일상중에 빼 놓을수 없는 값진 선물과 같은 자연이 나에게 베풀어 주는 혜택이다.    문학의 길을 갈수있는 감성을 키워주고 풍요로운 삶에의 초대가 달밤에 팜트리밑에 앉아 달을 쳐다보면서 즐기는 여흥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쓰러진 팜트리가 제일 잎사귀가 풍성하고 커서 이 나무밑에 앉아 달밤을 즐기는데 다시 심게되어 이 팜트리밑데 앉아 정월 대보름달을 감상할수가 있게되어 기쁨이 배가 될것 같다.    달은 보름달만 있는 것이 아니라 반달도 있고 초승달도 있다. 보름달은 만월이기 때문에 첫째 밝아서 좋고 충만하게 꽉 차서 좋고 모든 소원성취가 이루어진 느낌이 들어서 좋다. 연예인들이 인기 절정에 달한 기분이고 실패를 거듭하다가 성공한 사람들의 기분을 느끼게 하기도 한다. 꽉 차서 더 이상 채울것이 없기 때문에 잘못하면 나태하게 될 우려가 있어 꽃이 만발한 것과 같은 인생의 절정기에 있을때 이 절정기를 오래 지속할수 있도록 우리들은 노력해야 할것이다. 잠간이라고 소흘하게 되면 달이 기울둣이 절정기가 살아지기 시작하는 때가 오기 때문이다. 열심히 붙들고 있더라도 세월이 흐르면서 자연히 절정기가 사라지게 되는 경우가 온다.    반달의 모양은 참 아름답다. 푸른바다위에 떠있는 돛단배를 보는 기분이 든다. 넓으나 넓은 푸른 밤 하늘에 별들의 에스콧을 받으며 은하수를 가르고 유유히 항해하는 일엽편주와 같은 반달을 보고 있노라면 내가 그 일엽편주를 타고 항해하는 것 같아 한없이 낭만에 젖어든다. 반달은 자기 반쪽인 또 다른 반달을 그리워 하며  반달을 찾아 먼 여행길을 떠나는나그네와 같다.    초승달을 보고 있노라면 옛날 여인들이 즐겨 신던 버선의 오뚝 선 콧날을 보는 것 같아 남다른 감회에 젖어든다. 특히 승무춤을 추는 무희들이 신던 유별히 뾰족한 콧날이 선 버선! 곡선의 미학이 그곳에 함축되어있고 우리민족이 곡선을 얼마나 사랑했는지 짐작이 간다. 우리나라 한복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곡선으로 이루진 부분이 많다. 소매밑 부분 모양이 그렇고  섶이 그렇고 저고리 둘레가 곡선으로 이루어 졌다. 여자의 몸매가 곡선으로 이루어 졌듯이!    요즈음 미인들은 눈이 크고 쌍까풀이 져야 예쁘다고 하지만 옛날 우리나라를 위시하여 동양에서는 눈이 가늘고 웃을때 초승달과 같이 활처럼 휘여진 모양을 한 눈을 가진 여인이 미인에 속했다.    이처럼 각각 모양이 다른 달을 쳐다 보고 있노라면 그 나름대로 특이한 아름다움을 연출하는  무대위에 선 연극배우를 보는 것 같아 나는 흥미진진하게 달밤을 감상하면서 향수에 젖어 보기도 하고 보고싶은 사람들을 그리워해 보기도 하고 상상의 날개를 달고 “Back to the Future”란 영화처럼 끝없이 미래를 향해 달려가보는  공상과학 영화의 주인공이 되어 보기도 한다.    인류가 생긴이래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저 달을 쳐다보면서 기뻐하고 한숨짖고 눈물흘리며 애수에 잠겼던가! 시인들이 아름다운 시를 지어 읊고 연인에게 연서의 대상이 되어준 저 보름달, 반달, 초승달-그 기록들을 구슬처럼 꾈수가 있다면  아마도 지구를 몇바퀴 돌고도 남을 것이다.    나는 어릴때 어머님께서 대청마루에 앉으셔서 여름밤에 다듬이를 두드리면서 밝은 달을 쳐다보며 읊조리시던 이태백이를 노래한 노래가사가 생각난다.    이월에 뜨는 저 달은 동동주를 먹는 달    삼월에 뜨는 달은 처녀가슴을 태우는 달    사월에 뜨는 달은 석가모니 탄생한 달    달아달아 밝은 달아 이태백이 놀던 달아    오월에 뜨는 저 달은 단오 그네 뛰는 달    유월에 뜨는 저 달은 유두밀떡 먹는 달    칠월에 뜨는 달은 견우직녀가 만나는 달    팔월에 뜨는 달은 강강술월래 뜨는 달    달아달아 밝은 달아 이태백이 놀던 달아    구월에 뜨는 저 달은 풍년가를 부르는 달    시월에 뜨는 저 달은 문풍지를 마르는 달    십일월에 뜨는 달은 동지팥죽을 먹는 달       십이월에 뜨는 달은 님 그리워 뜨는 달    어머님께서는 이렇게 밤이 늦도록 시간 가는 줄 모르시고 노랫가락을 자아올리면서 노랫가락 장단에 맟추어 다듬이 두드리시던 모습이 잊혀지지 않는다. 이태백이 노래도 하도 많이 들어서 잊혀지지 않고 항상 귀속에서 맴돈다. ‘달아 달아 밝은 달아 이태백이 놀던 달아’     정월 대보름달을 쳐다보면서 어머님 생각에 눈시울을 적시게 될것 같다. 중국 당나라의 시선(詩仙) 이태백(이백-방랑시인)이 배를 타고 술을 마시다가 강물에 뜬 달을 잡으려다 물에 빠져 죽었다는 얘기를 떠 올리면서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나르시스는 호수에 비친 자기모습을 사랑하다가 빠져죽어서 수선화가 되었다고 하지만 이태백은 달을 너무 사랑하다가 달을 만지고 싶어 물에 빠져죽게 한 달은 신비한 마력을 지니고 있다.    이태백은 중국 당나라 사람이라 나는 우리나라 사람으로 달을 쳐다보며 한숨짓던 이순신 장군을 내 어이 잊을소냐! 임진왜란때 우국충정을 읊은 이순신 장군의 시를 그 누가 잊을소냐!   ‘한산섬 달 밝은 밤에     수루에 혼자 앉아     큰칼 불끈잡고     깊은 시름하는 차에, 어디에선가     들려오는 피리소리, 이내 시름 더해 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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