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누구시기에

2014.03.20 04:07

김수영 조회 수:250 추천:49

당신은 내 문밖에 서성이고 있었습니다.
안갯속 희미한 가로등 밑에서
보일 듯 말듯 나를 부르고 있었습니다
나는 귀 기울이지 않고 애써 외면 하려고
알면서도 모른 척 얼굴을 돌리고 딴청을
부렸습니다

그럴수록 더욱 귀에 쟁쟁하게 들리는 음성
당신의 부드러운 속삭임의 소리가 흐느끼며
가슴을 헤집고 비비며 들어와 나의 가슴을
송두리째 후벼 팠습니다

폭탄이 떨어진 것처럼 내 가슴이 뻥 뚫렸습니다
나는 죽었다가 깨어난 사람처럼
어질어질 비실비실 혼이 나간 사람처럼
휑 했습니다만 기분이 아주 좋았습니다

겉 사람은 그대로인데 속 사람은 딴사람이 되어
당신의 마음으로 가득 채워져 있습니다
당신의 마음을 쫓아내려고 밀어내고 발로 차도
끄떡도 않고 버티고 당당하게 내 속에
도사리고 앉아 나를 지배하고 있습니다

당신은 누구시기에
이다지도 내 마음을 쑤시고 찌르고 할퀴고
뿌리째 흔들어 놓습니까
갈아 엎은 옥토에 새순이 돋고 있습니다.
당신은 누구시기에            金秀映 당신은 내 문밖에 서성이고 있었습니다. 안갯속 희미한 가로등 밑에서 보일 듯 말듯 나를 부르고 있었습니다 나는 귀 기울이지 않고 애써 외면 하려고 알면서도 모른 척 얼굴을 돌리고 딴청을 부렸습니다 그럴수록 더욱 귀에 쟁쟁하게 들리는 음성 당신의 부드러운 속삭임의 소리가 흐느끼며 가슴을 헤집고 비비며 들어와 나의 가슴을 송두리째 후벼 팠습니다 폭탄이 떨어진 것처럼 내 가슴이 뻥 뚫렸습니다 나는 죽었다가 깨어난 사람처럼 어질어질 비실비실 혼이 나간 사람처럼 휑 했습니다만 기분이 아주 좋았습니다 겉 사람은 그대로인데 속 사람은 딴사람이 되어 당신의 마음으로 가득 채워져 있습니다 당신의 마음을 쫓아내려고 밀어내고 발로 차도 끄떡도 않고 버티고 당당하게 내 속에 도사리고 앉아 나를 지배하고 있습니다 당신은 누구시기에 이다지도 내 마음을 쑤시고 찌르고 할퀴고 뿌리째 흔들어 놓습니까 갈아 엎은 옥토에 새순이 돋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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