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

2013.01.03 12:58

성백군 조회 수:125 추천:22



  가시 / 성백군
                                                                                            
  산책을 나왔다가
  금잔디 한 필지 융단 같아서
  실례를 무릅쓰고 길갓집 화단에 손을 대보는데
  침봉처럼 까칠하게 찌른다.

  아프다, 날마다 제초기에 당한
  상처 자국이 날을 세우며 찔러오는데
  몸보다 마음이 더 아픈 것은 아픔을 감추고서라도
  살아야겠다는 금잔디의 가시 때문이다.

  내게도 그런 것 있다
  겉모습 속에 감추고 있는 속마음
  세상 살면서 터득한 것
  싫어도 웃어야 하고 뭐든지 웃어야 하고

  아직, 세상 모르는 어린 손자 앞에 선 할아버지도 아프다
  손자 앞에서마는 만사형통이라는 표정이지만
  손자는 안다
  할아버지 턱에는 가시가 있다고, 그 작고 귀여운 녀석이
  뽀뽀를 거부할 때 할아버지는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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