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물 위에 띄운 편지

2006.10.05 04:16

이기윤 조회 수:988





바다문인협회[-g-alstjstkfkd-j-]

* 40여명이 3편씩 모아 합동 시집

* 종파 이기윤의 작품 3편
 


        가을밤 / 종파 이기윤


        초승달이 가지에 걸터앉아
        솔잎에 빗질을 할 때

        풀숲 악사들의
        아름다운 선율이 밤을 재우는데

        목화밭 솜구름으로
        실을 뽑는 요정의 물레소리
        비단 짜는 베틀소리

        신령과 진정을
        날과 씨로 하여
        삶의 비단을 짜는
        할머님의 기도소리

        오곡백과 향기로
        살져 가는 달빛과 함께
        당신과 맺은 사랑
        가슴 깊이 숙성하네




        그리움 / 종파 이기윤


        수십 고개를 넘어
        안개를 헤치고 찾아온 길
        빨간 꽃잎들 손짓 따라
        당신께로 다가갈가요

        설렘이 풍선으로 터지기 전
        가슴을 열고 맞이해 주오

        흰구름 머리에 이고
        푸른 하늘에 몸부림치는 시심
        당신의 꽃밭에서 피게 하소서.




        가을과 겨울 사이 / 종파 이기윤


        그동안
        꽃 피고 열매 맺은
        윗가지만 쳐다보았습니다.

        한 때는
        벌과 나비를 유혹했지만
        이제는
        화려한 직함의 옷도 벗고
        손에 쥔 보물들도
        가만히 내려놓겠습니다.

        내 이파리를 이불로 내어주고
        내 과일로 식탁을
        풍성하게 차립니다.

        찬바람에
        심장이 얼어붙기 전
        준비한 마지막 만찬에
        숙성하는 과일 향기로
        당신을 초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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