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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버 보이 이기윤 시인의 청춘의 그 육화
2008.11.22 04:02
퇴역 후 3년 만에 맞은 75세 생일 파티에서 맥아더 장군은 사람들을 감동시키는 멋진 연설을 했습니다.
거기서 그가 인용한 것은 청춘은 결코 인생의 한 시기가 아니라 마음의 상태일 뿐이라는 사무엘 울만(samuel ullman)의 시구였습니다.
맥아더 장군은 2차 대전 중 호주에서 존 루이스 2세라는 사람으로 부터 울만의 [청춘]이라는 시를 표구한 액자를 선물 받아 집무실에 걸어놓고 있었습니다.
워싱턴 대통령과 링컨대통령의 초상화 사이에 걸린 그 액자에 대한 이야기를 처음 세상에 알린 것은 종군기자 파머 대령이었습니다.
하지만 정작 이 시의 진가를 인정하여 널리 세계에 알린 사람은 일본인 기업가 마스나가 야스자 에몬이었습니다.
그 시의 핵심 행간만 읽겠습니다.
>젊음이란 인생의 어떤 기간이 아니라
>마음가짐을 말한다
>장밋빛 뺨, 붉은 입술, 유연한 손발이 아니라
>강렬한 의지, 풍부한 상상력, 불타오르는 정열을 가리킨다
>청춘이란 인생의 깊은 샘의 신선함을 말한다
>젊음이란 두려움을 물리치는 용기, 안이한 마음을 뿌리치는
>모험심을 의미한다.
>때로는 20세 청년보다도
>60세 노인에게 청춘이 있다
>나이를 더해가는 것만으로 사람은 늙지 않는다
>이상을 잃어버릴 때 비로소 늙는다.
이 시는 김대중 전대통령도 즐겨 암송하는 시이기도 합니다.
[반사체], 겉표지에서부터 종이의 질감이 두툼하게 느껴지는
이 시집을 받고나서 나의 의문점은 딱 한 가지였습니다.
총 108편을 수록한 [반사체]가 신앙시로만 일관된 시집일까, 하고 말입니다.
시집을 받고난 그 다음날 새벽에 일어나 커피 한 잔을 갖다 놓고
내 특유의 시읽기 모험을 감행했습니다.
누구의 시집이든 저는 그 시집에 게재된 서문, 추천사, 발문 혹은 해설 들은
내게 있어 군더더기에 지나지 않아 처음부터 깡그리 외면해버립니다.
시의 독자가 설레는 가슴으로 시인의 그 시를 만나러 가는 길에
그런 것들은 마치 내 영혼을 동냥하려는 길거리의 걸인에 다름 아닙니다.
그런 걸인에는 저는 결단코 동전 한 닢도 내주지 않습니다.
[반사체] 시집에서도 예외 없이 저는 그 원칙을 깨지 않았습니다.
[반사체]에서는 오직 이기윤 시인의 시혼을 만나고
그 시혼으로 시를 만나면 되는 것입니다.
시 본문만 총 144쪽인 3분의 1쯤에서 저는 저의 야성적 육감대로
바로 그 시를 발견하고
그 새벽에 탄성을 질려 댔습니다.
그 시를 읽겠습니다.
54쪽에 있는 [세월 2] 입니다.
●● 세월▪2(이기윤)
휘파람 불며
기온의 징검다리를
건너오는 겨울.
내리는 함박눈 사이로
몇 십 년의 먼 세월을 곱게 뭉쳐
소녀들이 던진 눈덩이가
운동장의 함성 되어
가슴으로 날아온다.
팔다리 근육마다
나이를 뛰어 넘는
불끈대는 힘
운동화 끈 한 번 더 조여매고
벙어리장갑을 다시 낀다.
>>>>
원문의 2연에서 2행과 3행의 행간피부에 약간의 손질을 했지만, 시의 원형질에는 한 치의 손상도 없습니다.
바로 이 5행이 내가 아니라 김춘수 시인이 평생 부르짖은 시의 육화입니다.
이 시는 시인이 한순간에 신기, 아니면 한 순간의 영감으로 단숨에 써내려간 흔적이 역력합니다.
심리적 굴절이 전혀 보이지 않는 천의무봉입니다.
그 행간피부엔 뾰루지가 돋아난 자국이 어디에도 없는 투명 그 자체입니다.
이 6행의 육화작업은 시각에서 청각으로 청각에서 다시 감각으로 날아와
시인의 몸과 합일되는 그 절정에서 폭발되는 깊은 울림입니다.
가장 절묘한 부분은 <운동장의 함성 되어> 바로 여깁니다.
운동장과 함성이 연결된 그 아날로지의 폭이 청춘이라는
막강한 추억의 발전소가 되어 시너지를 내뿜는 것입니다.
그 6행으로 해서 이 시의 전 행간은 증폭의 큰 날개를 달게 되는
이중의 시적 효과를 지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반사체]에서는 그야말로 횡재 같은 시 한 편이 더 있습니다.
118쪽에 있는 [깡통]입니다.
세상 사람들은 일상의 공간에서 빈 깡통을 보기만 하면 냅다 발길질을 하지만
우리 실버보이 이기윤 시인은 하잘것없는 그 깡통에 생명체를 부여했습니다.
비록 시의 행간이기는 하지만, 우리는 이 시에서 시인의 영성이 얼마나
따스한 지를 체감하게 됩니다.
>>>>
뱃속을 드나드는 바람으로
휘파람 만들어
주인 그리워 불러대니
길가의 질경이가
바람을 시켜 씨를 담아준다.
>>>
깡통의 몸은 주인 잃고 찌그러졌어도
뱃속을 드나드는 바람으로
휘파람을 만들어 그리워서 불러대는
그 주인이 과연 누굴까요.
맞습니다. 만물을 창조하신 바로 그분이십니다.
그리고 사마리아 여인이 세상 먼 곳에 있는 존재일까요.
이 시에서는 길가의 질경이가 육화적 기법으로
그 사마리아 여인으로 등장합니다.
씨를 담아준다는 것은 거듭나는 제2의 삶으로써
기독교의 원초적 사유입니다.
저는 이기윤 시인에게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청춘은 관속에 들어가는 그 순간까지라고요.
그 순간까지 반사체에서 보여준 감성의 깊은 눈길로
이 세상의 모든 반사체인 존재와 사물들에게
아낌없이 시의 깊은 가슴을 입혀주는
그런 선택받은 시인이 되시기를 이 자리에서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는,
모든 사물의 반사체 반사율은
18%이라는 것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우리는 각자 18%의 반사율을 반사하는 상대적인 존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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