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2017.05.01 06:02

파피꽃 언덕의 사람향기

조회 수 301 댓글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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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피꽃이 양귀비꽃이라는 것을 캘리포니아에 와서 알았다.

동네 길을 걷다 보면 흔하게 볼 수 있는 파피꽃. 야리야리하니 곱긴 하지만, 절세미인의 상징인 양귀비꽃이라기에는 조금 미흡하게 느껴졌다.

십수 년 전 처음 가본 파피꽃 동산 랭캐스터, 부드러운 등성이에 물감을 흩뿌려놓은 듯 주황빛 붉게 물든 파피 언덕은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바람 살짝 불어 꽃잎 물결치는 광경에는 탄성이 나왔다.

군락을 이루고 있는 랭캐스터 파피와 듬성듬성 피어있는 동네 파피가 같은 꽃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추억의 파피 언덕, 깜빡 절정기를 놓치는 바람에 몇 해가 훌쩍 지나갔다. 나이가 들어가면 한가해지는 줄 알았는데 왜 이렇게 마음의 여유가 없는 거지 각성하며 준비 땅, 하고 있다가 며칠 전 랭캐스터로 향했다.

주일 늦은 오후 한가한 시골길, 과일 칵테일을 파는 포장마차와 오개닉 꿀을 파는 길가 작은 트럭이 정겨웠다. 온 들판을 화려하게 수놓고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파피'. 뜬금없이 '사운드 오브 뮤직'에 나오는 도레미송 중의 '레미파파미레파'가 입에서 맴돌았다.

'양귀비' 영화도 떠올랐다. 중국 황실 영화의 전형처럼 피비린내 나는 끔찍한 장면이 많아 눈을 질끈 감고 보았던 영화. '천하를 뒤흔든 경국지색, 꽃으로 태어나 독이 되다' 영화 내용의 주제 구절에 고개 끄덕였던 기억이 있다.

지나치게 아름다운 여자는 자칫 독이 되는지 몰라도 랭캐스터 아름다운 자연은 즐거움만 안겨 주리라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오래전 감탄해 마지않던 그 언덕이 가까워져 오자 꽃구경 나온 사람과 길가에 빼곡하게 세워진 차가 파피꽃 시즌임을 실감케 했다.

그런데 한참을 걸어도 추억 속 촘촘히 들어찬 풍성한 파피꽃 언덕이 아니라 허연 땅바닥이 많이 드러나 있어 고개를 갸웃했다.

세월이 더해져 더 아름답게 추억된 건가. 오랜 가뭄 때문인가. 그래도 몇 해 만에 온 게 어딘데, 위로하며 나오는 길에 '엔틸롭벨리 파피 보호구역' 간판 안쪽 길을 따라 쑥 들어가 보았다.

세상에나! 커다란 주차장과 건물이 보이고. 붐비는 차와 사람들, 그리고 광활한 파피 언덕. 우린 그동안 주변만 맴돌다 갔던 것이다.

드넓은 대지 위, 캘리포니아 파피 최대 군락지로 오랜 세월 유지될 수 있었던 사연이 그곳에 있었다. 엔틸롭밸리에 거주하며 야생 꽃 그림 그리기를 즐겼던 제인이라는 여성의 헌신과, 재단을 만들어 제인의 뜻을 이은 또 한 명의 여성 도로시, 그 두 여성의 삶과 흔적이 꽃보다 아름답게 피어있었다.

훼손되지 않은 자연을 다음 세대에게 물려주고 싶은 그녀들의 열망을 상상하며 공원을 둘러보았다.

사나운 사막 바람에 납작 엎드렸다가도 때가 되면 화르르 무리 지어 피어나 자기 시절을 한껏 구가하는 야생화 파피. 단순히 꽃구경 잘했다로 끝나지 않는 긴 여운이 우리 뒤를 한동안 따라오는 것 같았다.




미주중앙일보 < 이 아침에> 2017년 4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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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huck 2017.05.01 07:38

    5월의첫날.


    모두에게 멋진 날이되었으면 함니다


    우리가 늘 말한다지만


    그속에 사랑이 담겨져 듣는 사람들이


    진심을 느끼고 고맙다 화답하는 마음으로


    만남을 즐겨워 한다면 영혼이 맑아지고


    풍요러운 삶을 만들수 있다고 생각해 봅니다..



    Happy First of May 2017 everyon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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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무열 선생님...

    제 이메일로 연락 한번 달라고 부탁드렸는데....

    선생님도 늘 건강하시고 풍요롭고 멋진 5월 되시길 빕니다.^^

  • Chuck 2017.05.01 07:46
    California  Poppy !

    Poppy 는 양귀비꽃을 뜻하나, 여기서 파피는 야생 양귀비로 

    Califfornia Poppy라고 

    이름붙여졌고, 들판에 자생하여 자라는데,

    노란색과 주황색 꽃이 핀다함니다. 

    3월중순부터 5월중순에 걸쳐 피고, 

    4월중순이 피크를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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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huck 2017.05.01 09:32
               차이코프스키 (Pyotr Ilyich Tchaikovsky)

    Capriccio italien, Op. 45

     (이태리 기상곡 )

     

    154371194B39BEB90ECE00

     

     

    차이코프스키 이태리 기상곡 Op.45 

    남국의 밝은 피가 용솟음치는 듯한 곡으로,
    그의 곡에서 흔히 접하게 되는  우울함이 
    기상곡에서는 그런 기분이 일소된 느낌입니다.

    1877년 여름에 그는 제네바 호반 크라렌스에
    거처를 정했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건강을 회복하자
    이탈리아 각지를 돌아 다녔는데, 

    이 곡은 여행 때 받은 인상을 회상하며 
    작곡한 것이라고 해요.

    곡은 힘있게 부는 트럼펫이 연주로 
    첫번째의 인상을 표현했고, 

    이어 떠들석하고 화려한 사육제의 정경이 전개되고, 
    이탈리아의 여러가지 무곡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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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huck 2017.05.01 10:13

                                    세계 각국의 어린이날은!?

    한국의 어린이날은 5월 5일이다 세계적으로 공인된 첫 어린이 날은 6월1일이다 1925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국제아동복지회의에서 이날을 어린이 날로 정했다 지금도 중국. 러시아등 48개 국가가 이날을 어린이 날로 기념한다. 하지만 다른 날을 어린이날로 정한 국가도 많다 터키는 어린이들에게 애국심을 불어넣기 위한 취지로 독립기념일인 4월23일을 어린이날로 정했다 인도는 자와할랄 네루(1889~1964) 초대 총리의 생일인 11월 14일을 어린이 날로 지정했다. 미국은 국가가 지정한 별도 어린이 날이 없다 "1년 365일이 어린이를 위한 날" 이라는 뜻에서다 우리나라외 일본은 어린이 날이 같다. 이는 우연에서 비롯됐다 한국은 1946년 5월 첫째 일요일을 어린이날로 지정했는데 당시 날짜로는 5월5일이었다 이후 1961년부터는 5월5일로 날짜를 고정시켰다 일본은 1948년 어린이날을 공표했다 음력 5월5일인 단오(端午)때 남자아이의 건강한 성장을 기원해 오던것을 양력으로 바꿔 어린이날로 지정한것이다! (유미디기자의 깨알지식에서)


  • 지/필/묵 2017.05.01 10:28
    우아하고 아름다운 서화(書花)입니다.

    글 꽃 향(香)이, 캘리포니아 뿐만 아니라 지구별 전역에 흩뿌리는 느낌입니다.
    멋진 글 밭을 가꾸고 계신 오연희 詩客에게 허리숙여 존경을 표합니다.
  • 1451449343725_jpeg.jpg

    이산해 선생님

    안녕하세요?

    선생님 덕분에 문협웹이 더욱 활기가 넘치는 것 같아요.

    이렇게 과찬을 해주시면 제가....넘.....행복해 지잖아요?

    호호... 감사합니다.^^

  • Chuck 2017.05.01 11:08

    Ode to joy


    눈부시게 아름다운 5월에 / 하이네  **


    눈부시게 아름다운 5월에 / 하이네 (Heinrich Heine 1797-1856 독) 


    눈부시게 아름다운 5월에 모든 꽃봉오리 벌어질 때 


    나의 마음 속에서도 사랑의 꽃이 피었어라. 


    눈부시게 아름다운 5월에 모든 새들 노래할 때 


    나의 불타는 마음을 사랑하는 이에게 고백했어라. 


    모든 꽃봉오리 벌어질 때 


    나의 마음 속에서도 사랑의 꽃이 피었어라. 


    눈부시게 아름다운 5월에 모든 새들 노래할 때 


    나의 불타는 마음을 사랑하는 이에게 고백했어라.



  • ysson0609 2017.05.01 14:19
    글 잘 읽었습니다. 파피는 텍사스의 블루 보닛과 많이 닮은 꽃아군요. 건필!
  • 1451449343725_jpeg.jpg


    손용상 선생님

    안녕하세요?

    파피꽃....텍사스에는 없나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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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루 보닛...흠...궁금해서 찾아봤어요. 파피가 캘리포냐 주 꽃인 것처럼

    블루 보닛이 텍사스 주 꽃이네요.^^


  • son,yongsang 2017.05.04 08:38
    캘리포니아의 파피와 텍사스의 블루보넷은 자연이 주는 선물인가 합니다. 그 군락의 미는 제주 유채와 버금갈 것입니다. 갑자기 그 옛날의 신혼 시절이 이 그리워지네요. ㅋ...잘 읽고 갑니다.
  • 오연희 2017.06.14 08:37 Files첨부 (1)
    감사.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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