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05.24 08:48

근황(近況)

조회 수 846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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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황(近況)/오연희



습하고 어두운 기운이 가득하다
검정색 옷 탓만은 아니다
몇 되지 않은 조객
화려했던 망자의 이력이 무색하다

둘러보니 아는 사람이 없다
아, 한 사람
저 앞에 누워있는 그 사람
전해들은 근황만으로
아는 사람

한 동네 산 적이 있었다고
혹은, 직장 동료였다고
밤길을 달려 오기에는
이민의 삶이 좀 빡빡하긴 하지
그래서 그런가

병도 죽음도
알려지기를 꺼려했던 자존심
그래서 그런가

극도의 그리움과 외로움은
품고 가는 것이라던
그래서 그런가

살다간 흔적조차
지우려 했던 걸까

그 사람
?
  • 오연희 2015.08.12 17:36
    김명남 (2006-05-26 01:22:35)

    이국땅에서의 죽음은 왠지 더 슬퍼보입니다.
    그 사람의 명복을 빕니다.



    오연희 (2006-05-30 11:48:22)

    그날...너무 쓸쓸해서..
    제 큰 눈에서 걷잡을수 없이 쏟아지던 소나기..

    전해들은 근황만으로 아는 사람인데...
    저..참 웃기죠?

    선생님..오랜만에 반갑습니다.^*^



    허 경조 (2006-06-03 06:14:49)

    근황만으로 알던 분의 쓸쓸한 장례식에 연민을 품는 오선생님의 따뜻한 마음이 전해지는군요.



    오연희 (2006-06-07 11:10:33)

    남편을 통해 근황만...들어오다가..
    출장한 남편 대신해 참석한 자리였어요.

    그분의 화려한 경력
    죽음 몇달전에 알게된 불행한 결혼생활...
    참...허무하더군요.

    흔적..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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