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연희 시인, 디카시집 『이 순간』으로 제2회 디카시 계관시인상 수상

‘한국디카시인협회’는 2025년 제2회 디카시 계관시인상 수상자로 해외 부문에 오연희 시인, 국내 부문에 박해경 시인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 상은 디카시 탄생 20주년을 기념하여 2024년에 제정되었으며, 지난해 제1회 시상식이 열린 바 있다. ‘디카시 계관시인상’은 디지털 사진과 시의 융합이라는 새로운 문학 장르로 주목받고 있는 디카시 문학 분야에서 가장 권위 있는 상으로, 국내와 해외 부문으로 나누어 수여된다.
디카시 창시자인 이상옥 교수(한국디카시연구소 대표)는 다음과 같이 밝혔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계관 시인’이라는 개념이 낯설지만, 이는 원래 영국 왕실이 가장 명예로운 시인에게 수여하던 칭호입니다. 그 유래는 고대 그리스·로마 시대에 월계관을 씌워주던 전통에서 비롯되었죠. 디카시는 이 제도를 한국 문학에 처음으로 도입했으며, 이는 매우 의미 있는 첫 시도라 할 수 있습니다.”
제2회 디카시 계관시인상 시상식은 오는 9월 6일, 디카시 발원지인 경남 고성박물관에서 열리는 제6회 국제디카시학술심포지엄 행사 중 진행될 예정이다.
제2회 디카시 계관시인상 심사평
계관시인(桂冠詩人)이란 17세기부터 영국 왕실에서 국가적으로 뛰어난 시인을 지명하여 부여한 영예로운 칭호입니다. 이들은 종신직의 궁내관으로서 국가의 경조사 때 공적인 시를 지었습니다. 드라이든, 워즈워스, 테니슨, 존 메이스필드, 테드 휴즈 등이 계관시인이었습니다. 이 땅의 수많은 문학상 가운데 계관시인상은 디카시집에 주어지는 것으로서 그 연조는 짧지만 많은 시인의 부러움을 사고 있는 상입니다.
저는 이번에 예심을 통해 올라온 시집을 보면서 두 가지를 느꼈습니다. 디카시의 역사가 이제 20년이 되었는데 작품의 수준이 본궤도에 올랐다는 것과 디카시 세계화의 네트웍이 구축되었다는 것입니다.
해외 부문 수상작 오연희의 디카시집 『이 순간』의 사진은 자연을 카메라의 중심에 두되 인간 세상의 이모저모를 살펴보는 매의 눈으로 한순간을 포착, 셔터를 잽싸게 누르는 감각을 보여줍니다. 스스로(自) 제자리를 지키고 있는(然) 것들에 대한 애착, 반전의 의지, 문명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 바다와 강의 변화무쌍한 모습, 식물과 인간의 조화……. 이런 것들을 제목 아래 담고 써 내려간 3, 4, 5행의 시는 사진과의 절묘한 조화를 이루며 한 편의 디카시가 됩니다. 미국에서 활동하면서 한국의 글과 얼을 미국 사회에 심고 있는데 이번 수상이 또 한 번 도약하는 계기가 되기 바랍니다.
국내 부문 수상작 박해경의 디카시집 『달을 지고 가는 사람』에는 우리의 삶, 생활, 일상에 기반한 사진들이 많이 보입니다. 그런데 아주 특이한 것이, 사진과 시의 불협화음을 노리고 있다는 점입니다. ‘요리사’라는 제목 아래 제시한 사진은 들판에서 돌아가고 있는 풍력발전기 4대입니다. 시의 본문은 “기다려 주세요/ 싱싱한 바람을 조리해서/ 맛있는 전기 만들어 드릴게요”입니다. 제목-사진-본문이 잘 어우러져 디카시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부조화가 희한하게도 시의 재미를 증폭시키고 있습니다. 10회 이상 수상한 경력은 바로 이렇게 디카시의 새로운 경지를 개척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두 명의 계관시인 탄생을 기뻐합니다.
-예심위원 강정구(문학평론가, 성결대 교수), 이태희(시인, 인천대 교수)
-본심위원 이승하(시인, 중앙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