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1.24 05:16

독립기념일

조회 수 534 추천 수 43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독립기념일


이월란(2010/11)
  

오늘은 독립기념일
전자렌지에 속성으로 계란찜을 했다
대낮부터 독립기념 불꽃놀이 팡팡 터지는 이 땅에서
고봉밥처럼 솟은 계란 위의 파들이
엄마 무덤 위의 푸새처럼 부풀어 올라 있다
비행기 타고 간 어린 딸년은 팔랑팔랑 쫓아다니는데
심은 풀 다 자라고서야 발 디뎌 보았던 그 부푼 땅
미국 가모 총 싸움질 많다더라, 야야
내가 맞이했던 첫 독립기념일은 빵빵거리는 총소리에
웬 싸움질 밤새도록 할까 싶어, 이불 쓰고 지새웠는데
드새는 불꽃난리 말해 주는 사람 없었는데
할로윈날 밤, 달리는 앞 차 트렁크에 삐죽 나온 가짜
팔뚝 보고 식겁하며 저렇게들 살고 싶을까, 했었는데
독립기념 바비큐 파티에 트릭 오 트릿 퍼레이드를 하며
나의 아이들은 부풀어 오른 땅, 기억도 없이 자랐는데
밥 위에서 찐 계란을 상 위에 올리시며
없이 살아도 맛있게 살아야 한데이
하시던 목소리, 아직도 따끈따끈 목구멍에 걸려 있어
오래 오래도록 부풀어 있을 엄마의 작은 땅은
아직도 내게서 독립하지 못한, 한 줌의 땅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197 쓰레기차 이월란 2010.12.14 566
1196 변기 위의 철학 이월란 2010.12.14 672
1195 제3시집 작은 질문, 큰 대답 이월란 2010.12.14 801
1194 인형놀이 이월란 2010.12.14 602
1193 전설의 고향 이월란 2010.12.14 624
1192 견공 시리즈 이별 연습(견공시리즈 86) 이월란 2010.12.14 808
1191 견공 시리즈 애완(견공시리즈 85) 이월란 2010.12.14 805
1190 지지 않는 해 이월란 2010.12.14 607
1189 고백 이월란 2010.12.14 555
1188 영문 수필 Between Public Morality and Private Morality 이월란 2010.12.14 1659
1187 영문 수필 Media and Politics 이월란 2010.12.14 181616
1186 영문 수필 YOGA: Wake Up My Body 이월란 2010.12.14 7966
1185 제3시집 함정이 없다 이월란 2010.11.24 939
1184 향기로운 부패 이월란 2010.11.24 588
1183 마음 검색 이월란 2010.11.24 572
1182 눈사람 이월란 2010.11.24 545
» 독립기념일 이월란 2010.11.24 534
1180 자식 2 이월란 2010.11.24 544
1179 낙엽 2 이월란 2010.11.24 501
1178 낙엽 이월란 2010.11.24 506
Board Pagination Prev 1 ...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 85 Next
/ 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