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1.07 13:16
신아문예대학 수필창작 수요반 김세명
거울은 물체의 모양을 비추어 보는 도구로 명경(明鏡)이라고도 부른다. 투명한 유리에 아말감을 발라 만들고 누구나 매일 명경을 대한다. 나의 일상도 아침에 세수하고 명경을 보며 시작된다. 요즘은 일찍 일어나는 습관이 들어 창문을 열고 산을 바라보는 대신 클래식 음악을 듣고 나의 내면을 보려고 책상 위에 명경을 사다 놓았다. 그동안 외면만을 보고 살아왔으니 이제부터라도 내면을 들여다보지 않으면 나를 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명경을 통해 웃어보기도하고 말도 걸고 대답하며 나와 소통한다. 나 자신과도 좋은 친구가 될 수 없다면 타인에게 마음을 열기란 쉽지않다는 생각이 든다.
아침마다 보는 명경을 통해 늙어가는 내 모습이 새롭다. 얼굴이 좌우가 바뀌긴 하지만 자기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은 분명 획기적인 일이다. 명경은 자신의 모습을 비추어 자기 성찰을 하고 나를 돌아볼 기회를 준다. 나는 매일 아침저녁으로 명경을 보며 *‘악하지 말고 착하게 살고 마음을 순수하게 가져라’ 라고 스스로 충고 한다. 얼굴의 표정을 고쳐 보며 웃는 연습도 해보고 컴퓨터를 하며 자주 내 얼굴 표정을 본다.
아내는 항상 ‘밥 굶는 건 남이 몰라도 옻 입는 건 남이 안다.’고 말한다. 출타를 할 때는 계절과 얼굴에 어울리는 옻을 입고 명경을 본다. 명경처럼 정직 한 게 있을까? 지금은 외형만 보고 사람을 판단하는 시대다. 얼굴을 가꾸어 아름다운 모습을 갖추는 건 좋은 일이다. 얼굴 화장으로 외면을 가꾸는 데는 잠깐이면 되지만 나의 내면을 아는 데는 많은 세월이 필요하다. ‘40세 이후 얼굴은 자기 책임’이다. 그 사람의 얼굴을 보면 살아온 흔적을 발견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명경과 나는 무언의 대화로 나의 내면을 본다. 오늘도 나의 얼굴에서 남이 따스함과 편안함을 느끼도록 거울을 통해 훈련을 한다. 악하지 말고 선하게 살고 마음을 순수하게 가지는 건 말로는 쉽지만 평생 실천하며 살기란 많은 자기 성찰이 있어야 한다. 오늘도 명경과 무언의 대화로 하루를 열어본다.
(20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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