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랑드르 들판에’

2024.07.30 14:20

미주 조회 수:37

                                     플랑드르 들판에

                                                                                                                                 존 맥거래  

플랑드르 들판에 파피꽃이 만발했어요/ 꽂아 둔 십자가 사이사이로 줄지어 핀 꽃  

 눈이 부십니다/ 하늘에서는 종달새가 여전히 용감히 노래해도

땅에서 전쟁의 총소리로 인해 잘 안 들려요/ 얼마 전까지도 살았던 우리들 모두 죽은자가 되었지만  

우리는 살아서 새벽에 깨었고 곱게 물던 저녁노을을 보았지요/ 사랑하였고 사랑도 받았어요. 그런데 지금 플랑드르 들판에 누워 있어요  

우리와 싸우던 적을 맡아주세요/ 우리는 죽어가면서 횃불을 놓치고 있는데  

대신 잡아 높이 들어주세요/ 죽어가는 우리들과 믿음을 깬다면  

플랑드로 들판에 파피꽃이 자란다 해도/ 우리는 잠들지 못할 것입니다.

 

 

                                                                       플랑드르 들판에  

                                                                                                                              김수영

   이 시를 쓴 존 맥거래(John McCrae)는 캐나다인이었다. 세계 제일차대전(1914-1918) 때 참전한 그는 의무관으로 근무했을 때 많은 병사들이 죽어 이 들판에 묻히게 되었다. 특히 그와 절친이었던 알렉시스 헬머(Alexis Helmer) 소위가 전사하자 그의 무덤을 찾아갔다. 그곳에는 파피꽃이 만발하여 묘지를 뒤덮고 있었다. 전사자들을 위해 막 만들어진 묘지였다. 그는 곧이어 전장에서 전사한 병사들을 기리기 위하여 플랑드르 들판에란 시를 쓰게 되었다. 죽은 병사들의 소리와 들판에 아름답게 핀 파피 꽃이 대조를 이루면서 이시는 모두 죽은 자와 산 자를 위해 쓰였다. 살아있는 병사들도 경각심을 갖고 죽은 자들이 못 이룬 전쟁의 승리를 위해 열심히 싸워달라는 내용이다.

  이 시는 일차세계대전 때 죽은 전사자들에 대한 시로서 가장 유명한 시가 되었다. 파피꽃은 Memorial Day에 대한 가장 강렬한 상징으로 오늘날도 Memorial Day 하면 파피꽃을 떠 올리게 된다. 전쟁터가 변하여 전사자들의 묘지가 되었고 그 묘지에 죽은 영혼들이 파피꽃이 되었고 시인은 그의 시가 일차대전 후 폭발적 인기를 갖고 유명해지게 된 것 보지 못한 체 1918128일 전쟁 마지막 해에 지병인 기관지염으로 사망하였다.  

  그 많은 꽃 가운데 왜 하필 파피꽃일지 생각해 보았다. 전사자들 묘지가 온통 파피꽃으로 빨갛게 피었다는 것은 전사자들이 못다 이룬 젊음의 꿈이 그들이 흘린 선혈의 피로 꽃으로 승화하여 그들의 희생을 기억해 달라는 뜻일것이다. 우리말로 일면 양귀비꽃이라고도 하는데 당나라 현종 임금이 아들의 며느리로 간택되었던 여인의 빼어난 미모에 반해 후궁으로 받아들여 귀비라는 직위를 내림으로써 씨 성을 가진 귀비라는 뜻의 양귀비가 되었다고 한다.  

  젊으나 젊은 꽃다운 나이에 전사한 그들의 귀한 몸이 훌륭한 비료가 되어 파피꽃으로 아름답게 피어 나 생존자들은 그들을 그리워하고 희생을 높이 기리게 되었으리라.  

  원래 ‘Memorial Day’ 는 미국의 남북전쟁 (The Civil War 1861-1865)이후 유례없는 전사자들을 기리기 위해 많은 꽃으로 묘소를 찾았던 유가족들로 인해 ‘Decoration Day’ 라고 불렀다고 한다. 남북전쟁 후 세계 1, 2차 대전과 한국전쟁, 베트남전쟁, 이락전쟁, 아프카니탄 전쟁 때 전사자 모두를 합쳐 이들의 희생을 기린다고 한다.  

  오늘날 우리가 평화를 누리고 민주주의를 구가하며 자유롭게 살 수 있다는 것은 전적으로 그들의 희생의 산물이란 것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되며 그들에게 감사해야 할 것이다. 귀한 영령들이여! 하나님의 가호 아래 편히 쉬기를 기원하오!

 

 

*Flanders : 플랑드르 (현제의 벨기의 서부. 네덜란드 남서부. 프랑스 북부를 포함한 북해에 면한 중세의 국가)

 

 

다음은 영문시다

“In Flanders Fields” by John McCrae

 

In Flanders fields the poppies blow/ Between the crosses, row on row,

That mark our place; and in the sky/The larks, still bravely singing, fly

Scarce heard amid the guns below./ We are the Dead. Short days ago

We lived, felt dawn, saw sunset glow,/ Loved and were loved, and now we lie

In Flanders fields.

 

Take up our quarrel with the foe:/ To you from failing hands we throw

The torch; be yours to hold it high./ If ye break faith with us who die

 

We shall not sleep, though poppies grow/ In Flanders fiel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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