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uck


내가 읽은시

가을의 소원 / 안도현


적막의 포로가 되는 것

궁금한 게 없이 게을러지는 것

아무 이유 없이 걷는 것

햇볕이 슬어놓은

나락 냄새를 맡는 것

마른 풀처럼

더 이상 뻗지 않는 것

가끔소낙비

흠씬 맞는 것

혼자 우는 것

울다가 잠자리처럼

임종하는 것

초록을 그리워하지 않는 것


感----잠자리처럼 임종이라니!

거미줄에 걸려 거미에게 먹히는 잠자리를 보았다.

어릴 적에는 잠자리를 잡아서 닭장 안에 던져넣곤 했는데...

그러고보니 더 이상 풀이 자라지 않는다.

곁가지부터 풀이 시들해지기 시작하고

공방 앞 들엔 나락이 익어간다.

콩잎이 말라간다. 주말에는 땅콩을 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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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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