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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문 흔적

2017.12.08 11:32

paulchoi 조회 수:120

 

흔적

 

 

나더러

글이나 쓰면서 살아라 하네

소슬바람 내젓는 나뭇잎으로

소슬소슬 살라 하네

 

살 날도 얼마 남지 않은

이 한 때를

백지 한 장 글로 채우라 하네

 

하늘 내려 앉은 파도로

철철 울며 쓰라 하네

 

그나마 미미한  한 점 흔적으로  남기라 하네

 

 

6-30-2014

 

2018 외지

2018 기독문학 22호

2018 창조문예

2018 세계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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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미주 시인들이 간직한 좋은 시를 향한 소망은 지구상의 어떤 시인들보다도 강하다. 미주 시인들은 시가 비록 경제적 이득이나 정치적 권력과 같은 현실적인 것들을 충족시켜 주지는 못하지만, 인간의 정신세계를 공양하고 영혼을 정련해 준다는 사실을 망각하지 않고 있다. 그들은 국내 시인들처럼 국가나 기업으로부터 제대로 된 지원을 받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오직 시를 향한 열정과 사랑만으로 한 편의 좋은 시를 쓰기 위한 시심을 가꾸고 있다. 그들의 시는 비록 위의 시에서처럼 “미미한 흔적”에 그칠지라도 그러한 흔적을 통해 영원히 살아남는 영혼의 세계에 도달하고자 부단히 한다. 그들은 시라는 것은 어차피 “미미한 흔적”을 통해 위대한 영혼에 도달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간에게 시는 현실적으로는 “미미한 흔적”일지 모르지만, 정신적으로는 가장 위대한 “흔적”이라고 말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미주시가 앞으로 계속 진행형으로 남아 있어야 할 이유이다.

<이형권 문학평론가, 한양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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