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1.04 03:36

숙면(熟眠)

조회 수 180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숙면(熟眠)/강 민 경

저녁 식사 후의
와이키키 바닷가 큰길은
세계의 언어들이
파도처럼 밀려오고 밀려다닌다

어둠에 잘 길든 등 굽은 가로등
소리 없는 종소리처럼 따라다니며
지칠 줄 모르고  
거리의 악사들, 노랫소리
여러 종의 볼거리들로
인산인해(人山人海)를 이루는 소음에도
끄떡없이, 틈만 나면 번식을 꿈꾸는
정자나무
이리저리 휩쓸리는
관광객들의 눈길 잡아끄는 덩치 자랑은
제 품에서 곤히 잠든 새들은 안중에 없었는데

일일 노동에 지쳤는가! 만족한 것인가!
세상만사 다 잊고 잠든
꽃 숭어리 같은 부동의 새들이 더
부러운 나는
세상에 감춰진 내 안의 고요를 꺼낸다
  
오늘 밤은
저 새들처럼 깊이 잠들 수 있겠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907 시간은 내 연인 강민경 2014.09.14 193
906 종신(終身) 성백군 2014.09.22 259
905 바람의 독도법 강민경 2014.09.27 148
904 비굴이라 말하지 말라 성백군 2014.10.01 182
903 그늘의 탈출 강민경 2014.10.04 221
902 가을 밤송이 성백군 2014.10.10 333
901 내가 세상의 문이다 강민경 2014.10.12 188
900 군밤에서 싹이 났다고 강민경 2014.10.17 324
899 가을비 성백군 2014.10.24 185
» 숙면(熟眠) 강민경 2014.11.04 180
897 10월의 제단(祭檀) 성백군 2014.11.07 204
896 얼룩의 소리 강민경 2014.11.10 308
895 어둠 속 날선 빛 성백군 2014.11.14 191
894 엉뚱한 가족 강민경 2014.11.16 224
893 촛불 강민경 2014.12.01 202
892 일상은 아름다워 성백군 2014.12.01 145
891 별 하나 받았다고 강민경 2014.12.07 340
890 12월의 결단 강민경 2014.12.16 300
889 담쟁이에 길을 묻다 성백군 2014.12.30 288
888 슬픈 인심 성백군 2015.01.22 194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50 Next
/ 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