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산 / 강민경
끝없는 길에
바람 타고 내리는 아기배나무 꽃잎들이
봄 나비 떼의 춤사위 같다
그냥 떨어져 내리는 춤이 아니라
생명을 잉태하는
훈훈한 봄 축제임이 틀림없어서
소용돌이치며 낙화하는 꽃잎 속
검게 그을린 얼굴의 아기배
첫 열매적 저를 지워내며 기껍다
첫 아이적 상처를 지워 보겠다고
이번에는 자연 분만을 고집하던 딸아이
산모도, 아기도, 위험해져서
사경을 헤매다 생(生)과 사(死)의 수술 준비 시간
배를 가르는데 1분
세상을 맞이하는데 1분
단 2분인데 요단강을 건너온 것처럼
고통의 봄 뒤 활짝 웃는 탄생의 기쁨
저 꽃들과 제 소명 이루려고 온몸 사르는
아기배의 바램까지, 그렇게 많이
제 뼈를 깎으면서도 좋은 것을!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932 | 시 | 두루미(鶴) / 필재 김원각 | 泌縡 | 2019.06.25 | 88 |
931 | 시 | 나그네 / 필재 김원각 | 泌縡 | 2019.09.14 | 88 |
930 | 시 | 두루미(鶴)의 구애(求愛) / 김원각 | 泌縡 | 2020.10.10 | 88 |
929 | 시 | 나는 외출 중입니다/강민경 | 강민경 | 2019.05.23 | 89 |
928 | 시 | 날파리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4.03.26 | 89 |
927 | 시 | 꽃 뱀 | 강민경 | 2019.07.02 | 89 |
926 | 시 | 뜨는 해, 지는 해 / 강민경 | 강민경 | 2020.09.27 | 89 |
925 | 시 | 가을나무 | 정용진 | 2021.02.11 | 89 |
924 | 시 | 미얀마 1 | 유진왕 | 2021.07.15 | 89 |
923 | 시 | 운명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9.06.25 | 90 |
922 | 시 | 손 들었음 1 | 유진왕 | 2021.07.25 | 90 |
921 | 시 | 끝까지 건강하고 행복하려무나 1 | 유진왕 | 2021.08.17 | 90 |
920 | 시 | 조상님이 물려주신 운명 / 성백군 2 | 하늘호수 | 2021.09.28 | 90 |
919 | 시 | 가을 미련 / 성백군 2 | 하늘호수 | 2021.10.27 | 90 |
918 | 시 | 몸살 앓는 봄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8.04.09 | 91 |
917 | 시 | 12월 | 강민경 | 2018.12.14 | 91 |
916 | 시 | 어둠이 그립습니다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9.02.05 | 91 |
915 | 시 | 나목(裸木)의 울음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8.12.24 | 92 |
914 | 시 | 부부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9.01.17 | 92 |
913 | 시 | 청춘은 아직도 | 강민경 | 2019.08.06 | 9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