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2.08 13:27

거룩한 부자

조회 수 126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거룩한 부자 / 성백군

 

 

늙은 노숙자

공원 의자에 앉아

새들에게 모이를 주고 있다

 

언제 왔는지

어떻게 알았는지 금방

온갖 종류의 새들 빼곡하다

어깨에도 앉고 무릎에도 앉고

 

더러는

얻어먹는 주제에

새 먹이가 웬 말이냐는 생각도 들고

친구 하나 없으면서

새와 사귀어 무엇하자는 것이냐

비난하고자 하는 마음도 있지만

언제 대가를 바라고 한 짓이 든가

인류 역사상

새에게 은혜를 입고자 하는 사람

한 사람이라도 있었으면, 이런 말 안 한다

 

먹이 떨어지자

새들 날아가 버리고 노숙자도

떠나고

그가 앉았던 빈 의자에는

햇볕이 모여들어 오글오글 역사의 한 페이지를

기록하고 있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791 밤, 강물 / 성백군 하늘호수 2018.11.30 117
790 난해시 / 성백군 하늘호수 2019.06.18 117
789 7월의 꽃/ 필재 김원각 泌縡 2019.07.26 117
788 좋은 사람 / 김원각 泌縡 2020.02.16 117
787 영원한 꽃이니까요! / 김원각 泌縡 2020.09.07 117
786 각자도생(各自圖生)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6.01 117
785 볶음 멸치 한 마리 / 성백군 하늘호수 2020.09.29 118
784 생각이 짧지 않기를 강민경 2017.05.05 118
783 탄탈로스 전망대 강민경 2018.03.02 118
782 “말” 한 마디 듣고 싶어 박영숙영 2018.08.22 118
781 소망과 절망에 대하여 강민경 2018.12.05 118
780 늦깎이 1 유진왕 2021.07.29 118
779 4월, 꽃지랄 / 성백군 2 하늘호수 2023.05.09 118
778 당뇨병 강민경 2016.05.12 119
777 물구나무서기 / 성백군 하늘호수 2018.02.22 119
776 빛의 일기 강민경 2018.11.15 119
775 진짜 부자 / 성백군 1 하늘호수 2021.11.30 119
774 덫/강민경 강민경 2018.11.23 120
773 아내의 흰 머리카락 / 성백군 하늘호수 2020.03.04 120
772 白서(白書) 가슴에 품다 강민경 2017.02.16 121
Board Pagination Prev 1 ... 6 7 8 9 10 11 12 13 14 15 ... 50 Next
/ 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