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5.08 02:17

나쁜엄마-고현혜

조회 수 191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시가 있는 아침] 나쁜 엄마

나쁜 엄마
-고현혜(1964~) 


이런 엄마는 나쁜 엄마입니다.
 
뭐든지 맛있다고 하면서 찬밥이나 쉰밥만 드시는
옷이 많다고 하면서 남편의 낡은 옷까지 꿰매 입는
아픈 데가 하나도 없다고 하면서 밤새 끙끙 앓는 엄마.  
 
한평생 자신의 감정은 돌보지 않고
왠지 죄의식을 느끼며
낮은 신분으로 살아가는 엄마.  
(…)
자식을 위해 모두 헌신하고
더 줄 게 없어
자식에게 짐이 될까봐

어느 날 갑자기 눈을 뜬 채
심장마비로 돌아가신 엄마는 정말

용서할 수가 없습니다.
(…)
난 여러분께 나의 나쁜 엄마를 고발합니다. 



고현혜, 타냐 고 시인은 미국 LA에 사는 코리안 아메리칸 1.5세 시인이다. 어릴 때 미국에 이민 가서 영어로도 한국어로도 시를 쓴다. 어릴 때 엄마가 돌아가셔서 그리움이 많다. 재작년 서울에 왔을 때 타냐의 시에 나오는 ‘나쁜 엄마’는 사실 우리 한국인이 생각하는 희생적인 ‘좋은 엄마’가 아니냐고 말하고 웃었다. 정말 왜 우리는 늘 자식들에게 죄의식을 느끼는 거지? 그들의 의사를 물어보지도 않고 이 험한 세상에 태어나게 한 게 미안해서 늘 죄의식을 느끼는 거 아닐까? 20세기식 엄마는 이제 가도 좋으련만. 
 
<김승희·시인·서강대 국문과 교수>

[출처: 중앙일보] [시가 있는 아침] 나쁜 엄마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689 텍사스 블루바넷 영상시 / 박영숙영 file 박영숙영 2021.03.27 131
688 봄/정용진 시인 정용진 2019.04.04 132
687 방하 1 file 유진왕 2021.08.01 132
686 풍경(風磬) 소리 / 성백군 하늘호수 2019.11.22 132
685 연말 / 성백군 하늘호수 2020.12.23 132
684 시간의 길 / 성백군 하늘호수 2020.04.07 133
683 하나님의 은혜 / 성백군 하늘호수 2020.07.30 133
682 어머니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5.20 133
681 소소한 일상이 그립고 1 유진왕 2021.07.24 134
680 산동네 불빛들이 강민경 2016.05.17 134
679 물의 식욕 / 성백군 하늘호수 2020.08.12 134
678 삶이 아깝다 1 유진왕 2021.08.16 134
677 사람 잡는 폭탄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7.25 134
676 결실의 가을이 강민경 2016.11.01 135
675 연緣 / 천숙녀 2 file 독도시인 2021.05.23 135
674 그녀를 따라 강민경 2015.06.14 135
673 햇빛 꽃피웠다 봐라 강민경 2017.01.23 135
672 운명運命 앞에서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5.28 135
671 커피 향/강민경 강민경 2019.02.28 135
670 인생길 / 성백군 하늘호수 2019.12.17 135
Board Pagination Prev 1 ...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 50 Next
/ 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