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7.23 17:18

초록의 기억으로

조회 수 199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초록의 기억으로/강민경

 

 

창문 밖

마주 보이는 바위산 다이아몬드 헤드가

범람하는 햇빛과 씨름 중이다

한 달만 가물어도

초록은 온데간데없으니  

누굴 탓할 것인가, 다 제 몸이 척박한 것을

품 안의 숨넘어가는 초록들 붙잡고, 헉헉

밭은 숨 몰아 갈증을 토해내며 그럴수록

등 허리 고추 세우니

산등성 산마루가

용쓰듯 꿈틀거린다

요즘 세상에 개천에서 용 안 난다고 하지만

저 다이아몬드 헤드 바위산은 그럴 수는 없다고

그래서는 안 된다고 스스로 용이 된 듯

비를 부른다                           

샛바람을 불러들인다                  

풀뿌리 찾아 길게 산그늘 드리우며 

골짜기를 더듬는다                 

비가 올 때까지 햇빛과 다투며    

희망을 내려놓지 않는다           

초록의 기억으로 환생한다         

살아만 있으면 기회가 온다고

생을 포기하지 않는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884 닭들은 식물이 아니다 / 성백군 하늘호수 2017.08.30 96
883 살만한 세상 강민경 2018.03.22 96
882 나무 뿌리를 밟는데 강민경 2018.04.24 96
881 사서 고생이라는데 강민경 2019.01.14 96
880 그리움의 시간도 작은나무 2019.03.01 96
879 비우면 죽는다고 강민경 2019.07.13 96
878 나도 보여 주고 싶다 / 김원각 泌縡 2020.03.06 96
877 찔레꽃 그녀 / 성백군 하늘호수 2020.03.31 96
876 낙엽은 단풍으로 말을 합니다 / 성백군 하늘호수 2020.11.25 96
875 인생 괜찮게 사셨네 1 유진왕 2021.08.17 96
874 꽃샘추위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3.07 96
873 첫눈 강민경 2016.01.19 97
872 이유일까? 아니면 핑계일까? / 필재 김원각 泌縡 2019.12.15 97
871 11월에 핀 히비스커스 (Hibiscus) / 김원각 泌縡 2020.11.26 97
870 이국의 추석 달 / 성백군 하늘호수 2021.09.22 97
869 빗방울 물꽃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4.25 97
868 철 / 성백군 하늘호수 2019.05.07 98
867 동양자수 장미꽃 / 성백군 3 하늘호수 2021.08.03 98
866 오월,-아낙과 선머슴 / 성백군 하늘호수 2021.06.03 99
865 상실의 시대 강민경 2017.03.25 99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50 Next
/ 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