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9.19 20:05

철새 떼처럼

조회 수 154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철새 떼처럼 /강민경

 

 

추석 때면,

사람들 설왕설래

작은 짐 보따리 싸 들고

동서남북으로 싸돌아다니면

내 마음을 들썩여 놓는다

 

누구는 고향 가고

누구는 해외여행 가고

국제화 시대에 걸맞게

관례나 예절에 얽매이지 않고

저 좋을 대로 남의 눈치 안 보고 산다는데

살길 찾아 고향 떠나 부모 떠나

이민 온 내가 무슨 할 말이 있겠냐 만

 

목적과 잇속만 앞세우는 자식일지라도

일 년에 단 한 번이라도 보고 싶어

굽은 허리 펴지 못하고 가늘어져만 가는

살아생전 긴 부모님의 목뼈, 생각나

힘없이 허물어짐을 보는 내 천만 가지 핑계

 

내 고향 질퍽한 흙냄새가 벤

시장 좌판대 색색의 송편에

명절을 안고 주저앉는다

누구에게도 발목 묶인 일 없는데,

자꾸 잡풀 무성할 부모님 산소가 아른거려

철 따라가는 철새 떼처럼

고향 쫓아 날개 젓는 나를 본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884 유튜브 박영숙영의 영상시 박영숙영 2020.01.10 301
883 12월의 결단 강민경 2014.12.16 300
882 이러다간 재만 남겠다 / 성백군 2 하늘호수 2018.02.04 300
881 감나무 같은 사람 김사빈 2014.06.14 296
880 몸과 마음의 반려(伴呂) 강민경 2015.06.08 296
879 오월-임보 오연희 2016.05.01 296
878 별천지 하늘호수 2017.12.12 296
877 그리움의 각도/강민경 강민경 2014.04.22 295
876 손안의 세상 성백군 2014.05.23 295
875 삶의 각도가 강민경 2016.06.12 295
874 가을비 하늘호수 2017.10.22 293
873 가을의 승화(昇華) 강민경 2013.11.02 291
872 (동영상시) 이별 앞에서 - Before Parting 차신재 2015.10.07 291
871 구로동 재래시장 매미들 2 하늘호수 2016.10.20 290
870 길 위의 샤워트리 낙화 하늘호수 2015.08.30 290
869 그 살과 피 채영선 2017.10.10 290
868 물의 식욕 성백군 2013.11.03 289
867 구름의 속성 강민경 2017.04.13 289
866 엉덩이 뾰두라지 난다는데 1 file 유진왕 2021.07.18 289
865 빈말이지만 / 성백군 하늘호수 2019.01.05 287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50 Next
/ 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