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송이 산실(産室) / 성백군
만삭이다
곧 출산을 앞둔 밤송이
벌어진 자궁 사이로
알밤 셋, 세쌍둥이다
평생
농사를 짓느라고 진(津) 빠진 잎사귀들
제 몸이 구멍 숭숭 뚫린 줄도 모르고
드디어 심 봤다며
산모의 곁에서 가을바람 쥐고 흔든다.
어~,
조금만 조금만 더!
힘쓸수록 나온다
나오라 해놓고 떨어져 잃을까 봐
안달하는 밤송이
뚝, 알밤 한 알 떨어진다
산골짜기를 흔드는 천둥소리에
선잠 깬 다람쥐 느긋하게
하품 한번 하고 돌아눕는다.
아직 두 알 더 남았다고
시
2013.11.03 15:49
밤송이 산실(産室)
조회 수 235 추천 수 0 댓글 0
|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 981 | 시 | 그가 남긴 참말은 | 강민경 | 2013.10.11 | 301 |
| 980 | 시 | 바람을 붙들 줄 알아야 | 강민경 | 2013.10.17 | 326 |
| 979 | 시 | 방파제 안 물고기 | 성백군 | 2013.10.17 | 297 |
| 978 | 시 | - 술나라 | 김우영 | 2013.10.22 | 295 |
| 977 | 시 | 풍광 | savinakim | 2013.10.24 | 171 |
| 976 | 시 | 노숙자 | 강민경 | 2013.10.24 | 226 |
| 975 | 시 | 시월애가(愛歌) | 윤혜석 | 2013.11.01 | 143 |
| 974 | 시 | 사랑하는 만큼 아픈 (부제:복숭아 먹다가) | 윤혜석 | 2013.11.01 | 387 |
| 973 | 시 | 가을의 승화(昇華) | 강민경 | 2013.11.02 | 275 |
| » | 시 | 밤송이 산실(産室) | 성백군 | 2013.11.03 | 235 |
| 971 | 시 | 물의 식욕 | 성백군 | 2013.11.03 | 276 |
| 970 | 시 | 갓길 불청객 | 강민경 | 2013.11.07 | 219 |
| 969 | 시 | 보름달이 되고 싶어요 | 강민경 | 2013.11.17 | 204 |
| 968 | 시 | 낙엽단상 | 성백군 | 2013.11.21 | 160 |
| 967 | 시 | 억세게 빡신 새 | 성백군 | 2013.11.21 | 206 |
| 966 | 시 | 단풍 한 잎, 한 잎 | 강민경 | 2013.11.23 | 261 |
| 965 | 시 | 별은 구름을 싫어한다 | 강민경 | 2013.12.03 | 263 |
| 964 | 시 | 2014년 갑오년(甲午年) 새해 아침에 | 이일영 | 2013.12.26 | 281 |
| 963 | 시 | 장미에 대한 연정 | 강민경 | 2013.12.26 | 534 |
| 962 | 시 | 겨울나무의 추도예배 | 성백군 | 2014.01.03 | 34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