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 년이면 강, 산도 변한다는데/ 강민경
이민 34년
서툰 우리 말을 당연히 여겨
탓 한 일이 없는데
잔뼈가 보이지 않는 아이들이
뜬금없이 엄마 얼굴을 마주하고
참깨와 함께는 어떻게 다르지요 라고
물어 올 때면
확확 닳아 오르는 가슴 속, 요동
부모가 한국인이라는 구심점이
올곧게 박혀 있음의 확인이랄까
맵고 짠, 어쩐지 서러운 바람 헤쳐내다
알게 모르게 못 다 푼 매듭이었을까
설명 안 해도 될 말까지 부풀려
너스레까지 느는 내 순정에
짜증스러워 않는 대견스런 아이들이
축축이 젖은 눈 안으로 들어와
촘촘한 잔주름이 일어선다
미국인 같은 한국인의 어정쩡함을
확 거둬 낸 것 같은 시원스러움에
가슴 훈훈하고, 순간일지라도
이방인이라는 낱말을 거둬낸다
집집이 소식 전하는
우체부의 변함없는 발걸음처럼
마음 구석구석 추스르는 내일이 따뜻하다
시
2014.02.25 19:49
십년이면 강, 산도 변한다는데
조회 수 231 추천 수 0 댓글 0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802 | 시 |
물냉면
3 ![]() |
유진왕 | 2021.08.05 | 103 |
801 | 시 | 생각이 짧지 않기를 | 강민경 | 2017.05.05 | 104 |
800 | 시 | 그래도와 괜찮아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7.07.01 | 104 |
799 | 시 | “말” 한 마디 듣고 싶어 | 박영숙영 | 2018.08.22 | 104 |
798 | 시 | 망할 놈의 성질머리 / 성백군 1 | 하늘호수 | 2022.01.25 | 104 |
797 | 시 |
독도의용수비대원 33인의 아버지 / 천숙녀
![]() |
독도시인 | 2021.11.18 | 104 |
796 | 시 |
가을의 길목
![]() |
유진왕 | 2022.09.29 | 105 |
795 | 시 | 엄마 마음 | 강민경 | 2018.06.08 | 105 |
794 | 시 | 밤, 강물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8.11.30 | 105 |
793 | 시 | 단풍든 나무를 보면서 | 강민경 | 2019.10.11 | 105 |
792 | 시 | 님께서 멀리 떠날까 봐 / 필재 김원각 | 泌縡 | 2020.01.16 | 105 |
791 | 시 | 고맙다고 전하고 싶다 - 泌縡 김원각 | 泌縡 | 2020.05.01 | 105 |
790 | 시 | 포스터 시(Foster City)에서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8.07.30 | 106 |
789 | 시 | 소망과 절망에 대하여 | 강민경 | 2018.12.05 | 106 |
788 | 시 | 착한 갈대 | 강민경 | 2019.05.16 | 106 |
787 | 시 | 아내의 흰 머리카락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0.03.04 | 106 |
786 | 시 | 옹이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0.03.25 | 106 |
785 | 시 | 진짜 부자 / 성백군 1 | 하늘호수 | 2021.11.30 | 106 |
784 | 시 |
거 참 좋다
1 ![]() |
유진왕 | 2021.07.19 | 107 |
783 | 시 | 시간의 탄생은 나 | 강민경 | 2015.07.09 | 1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