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6.23 07:26

산 닭 울음소리

조회 수 490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산닭 울음소리 / 성백군
                                                                성백군

해거름, 산길
새로 닦은 길에서
산닭의 울음소리 듣는다
가장이 어미와 아이들을 데리고 나와
시위를 하는 것일까
저녁인지 아침인지 분간 못하고 홰치며 운다

하기야
조용하던 산속 흔드는
시도때도없는 차 소리, 사람 소리, 성가시고
산기슭 갈아엎어
보금자리 마저 빼앗아 앞뒤 구별 못 하게 해 놓았으니
꼭지가 돌만도 하겠지!
붉은 볏이 노을빛에 피를 흘린다.

손가락 총을 눈에 대고
따따, 따따따따---
입으로 총알을 뿜어내는 노병
와이키키 해변을 이라크 전장(戰場)으로 아는지
태양을 향해 총질한다

거대자본의 폭탄에 속절없이 당한 노숙자
불경기 바람에 막사가 날아가버린 가족들이
삶을 내려놓은 것일까
거리마다 천막, 봉분이 늘어나고
낮인지 밤인지 모르고 깊은 잠에 빠져있다

꼬끼오~
꼬꼬댁, 꼬. 꼬. 꼭. 기억하라고,
밤인지 낮인지 몰라서가 아니다
세상을 깨우는 소리다. 사람들을 깨우치는,
종말을 알리는 무서운 경고음이다.

    607 - 06142014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980 " 이제 알았어요 " " NOW I KNOW " young kim 2021.03.23 181
979 (낭송시) 사막에서 사는 길 A Way To Survive In The Desert 차신재 2016.02.25 1925
978 (동영상 시) 내 잔이 넘치나이다 My Cup Runneth Over! 동영상시 2 차신재 2016.07.28 360
977 (동영상 시) 석류 - 차신재 Pomegranate -Cha SinJae, a poet (Korean and English captions 한영자막) 1 차신재 2022.06.05 319
976 (동영상 시) 선창에서 At Fishing Dock 차신재 2016.04.29 288
975 (동영상시) 어느 따뜻한 날 One Warm Day 차신재 2016.12.01 74545
974 (동영상시) 그리움에게 Dear Longing 1 차신재 2015.12.08 180
973 (동영상시) 나는 본 적이 없다 (데스밸리에서) Never Have I Seen (at Death Valley) 차신재 2015.08.09 562
972 (동영상시) 나는 시골버스 차장이 되고 싶었다 - I Wanted To Become A Country Bus Conductor 차신재 2015.08.20 524
971 (동영상시) 나비의 노래 A Butterfly's Song 차신재 2015.09.27 332
970 (동영상시) 새해를 열며 2 차신재 2017.02.23 371
969 (동영상시) 아무도 모르는 일- 차신재 The Affair No One Knows 차신재 2015.09.01 511
968 (동영상시) 이별 앞에서 - Before Parting 차신재 2015.10.07 267
967 (동영상시) 한 여름날의 축제 An Exilarating Festivity On A Mid Summer Day 차신재 2015.09.12 433
966 - 술나라 김우영 2013.10.22 295
965 10월 6일 2023년 / 성백군 하늘호수 2023.10.10 139
964 10월은…… / 성백군 하늘호수 2022.10.04 109
963 10월의 시-육친肉親/손택수 오연희 2015.10.01 511
962 10월의 제단(祭檀) 성백군 2014.11.07 182
961 10월의 형식 강민경 2015.10.07 190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49 Next
/ 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