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독도법/강민경
어떤 바람은
창문 뒤에 책상다리한
점잖은 커튼의 속내가 궁금하다
산과 들에 무량한 풀들 나뭇잎들,
심지어 어른 아이의 속마음까지
수시로 깨우쳤으니 더는 시시해 졌을까!
창문이 세상을 여닫을 때를 기다렸다는 듯
내게는 묻지도 않고 떼거리로 몰려들어 와
원치 않는 그를 데려가려 하자
끌려가지 않으려 버티는 몸싸움
들쑥날쑥 소란스러워 말리는
나까지 더불어 가자고 생떼를 쓰는
바람, 그의 독도법은 기죽지 않았다
할 수 없이 내버려 두는 척
커튼의 허리를 재빨리 내 몸에 동여매고
제 차 저를 잡아두려고 하자 들쑥날쑥
거쉼 부리는가 싶었는데
제풀에 지쳐 잠잠하다
|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 900 | 시 | 시간은 내 연인 | 강민경 | 2014.09.14 | 187 |
| 899 | 시 | 종신(終身) | 성백군 | 2014.09.22 | 247 |
| » | 시 | 바람의 독도법 | 강민경 | 2014.09.27 | 142 |
| 897 | 시 | 비굴이라 말하지 말라 | 성백군 | 2014.10.01 | 176 |
| 896 | 시 | 그늘의 탈출 | 강민경 | 2014.10.04 | 201 |
| 895 | 시 | 가을 밤송이 | 성백군 | 2014.10.10 | 314 |
| 894 | 시 | 내가 세상의 문이다 | 강민경 | 2014.10.12 | 171 |
| 893 | 시 | 군밤에서 싹이 났다고 | 강민경 | 2014.10.17 | 309 |
| 892 | 시 | 가을비 | 성백군 | 2014.10.24 | 174 |
| 891 | 시 | 숙면(熟眠) | 강민경 | 2014.11.04 | 170 |
| 890 | 시 | 10월의 제단(祭檀) | 성백군 | 2014.11.07 | 182 |
| 889 | 시 | 얼룩의 소리 | 강민경 | 2014.11.10 | 302 |
| 888 | 시 | 어둠 속 날선 빛 | 성백군 | 2014.11.14 | 181 |
| 887 | 시 | 엉뚱한 가족 | 강민경 | 2014.11.16 | 213 |
| 886 | 시 | 촛불 | 강민경 | 2014.12.01 | 184 |
| 885 | 시 | 일상은 아름다워 | 성백군 | 2014.12.01 | 130 |
| 884 | 시 | 별 하나 받았다고 | 강민경 | 2014.12.07 | 332 |
| 883 | 시 | 12월의 결단 | 강민경 | 2014.12.16 | 284 |
| 882 | 시 | 담쟁이에 길을 묻다 | 성백군 | 2014.12.30 | 277 |
| 881 | 시 | 슬픈 인심 | 성백군 | 2015.01.22 | 18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