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 틈 외 신작수필 - 화요일은 그녀와 함께 - 김영교
2017.02.05 15:09
화요일은 그녀와 함께 - 김영교
'Tuesdays with Morrie' by Mitch Albom. 제자 미치가 모리 교수를 화요일 마다 방문한다. 교수는 치명적인 루케릭 병을 앓고 있다. 스승의 고통을 지켜보는 제자의 참으로 인간미 아름다운 얘기이다. 사력을 다해 처절한 고통의 밑바닥을 왕래하는 한 인간의 고독은 우리 모두의 절대고독이며 가슴 아픈 감동이었다. 다른 차원의 삶이 내 눈을 뜨게 했다. 죽음에 대한 나의 해석이 달라졌다.(p104) '죽는 법을 알면 사는 법도 안다.' 2002년 완독했다고 책 끝에 적혀 있다.
루시아는 화요일 마다 쉰다. 그녀는 멋스럽게 분위기 파다. 그녀는 나를 싣고 허연 갈대가 바람에 흔들리는 PV 언덕을 음악을 들려주며 운전하기를 좋아한다. 낮이 길어지는 계절이면 우리는 화요일 마다 부런치를 바닷가 유명 식당을 돌며 이색 음식문화를 즐기곤 했다. 그때는 그녀가 골프와 직장, 그리고 시 창작에 열정을 쏟고 있었다.
길 건너 살던 그녀는 콘도를 팔고 같은 동네 뒤뜰이 넓은 단독주택으로 이사를 했다. 아주 잘생긴 강아지 시바이누 식구가 늘었다. 텃밭도 있고 화초도 과실수도 있다. 군데군데 행복이란 나무가 심겨져 싱싱하게 잘 크고 있는 뒷뜰이 방문객인 내 눈에 확 들어왔다. 조그마한 돌멩이 하나도 정겹게 놓여있어 돌아보는 발길도 덩달아 행복해 졌다.
고구마와 팥을 넣어 손수 만든 앙꼬 현미빵이 식기 전 따끈따끈할 때 우리 집으로 배달된 적이 있었다. 정성이었다. 건강식에 신경을 쓰는 이유는 희귀 암으로 지금 그녀는 투병중이기 때문이다. 외식을 잘 안하는 그녀가 지난 화요일 리돈도 해변가 Polly식당으로 우리 내외를 초대했다. 바닷가 그 식당은 바다 가운데 떠있는 듯 삼면이 출렁이는 푸른 바다이다. 바다낚시 꾼들을 위해 새벽 6시에 식당을 열어 수년 째 성업 중이다.
식사 후 덱(deck)에 나가 남가주의 아침나절 햇볕을 후식으로 들여 마셨다. 놓치지 않고 그녀는 우리내외 사진도 찍어주었다. 사다리에서 낙상해 구부러진 자세의 남편과 찍은 근래 사진이 마침 없었다. 홈 쿠킹 스타일을 좋아하는 남편을 위해 다음에 길 찾기 쉬우라 식당주소도 사진 찍어 카톡에 벌써 입력해주었다. 길이 없는 듯싶은 물가산책로로 우리를 안내 해주었다. 늘 보면 손아래 그녀는 사려 깊고 준비성이 많았다. 어느 틈에 차에서 가지고 나온 챙 달린 모자를 우리 내외 머리에 얹어주며 팔도 부축해 함께 걸었다. 조금 전에 선물 받은 꽃무늬 스카프가 내 목에 반쯤 감친 채 저도 기쁜지 바람에 나부껴 주었다. 목이 길어 내 목은 늘 시려했다.
지난주 우리 내외는 결혼기념일을 맞았다.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이 바닷가 식당으로 초대한 그녀의 숨은 의도는 바로 우리의 결혼기념일 번개 초대 여서 가슴에 이는 의미가 남달랐다. 병원 출입이 잦은 그녀가 시간을 내 외출을 했는데 그것도 바닷가로 우릴 초대한 것이다. 공기도 햇볕도 너무 좋았다. 맑게 갠 남가주의 푸른 하늘은 수평선과 맞닿아 더없이 아름다운 바다경치를 뽐내며 우리 눈앞을 출렁댔다. 심호흡을 하며 고스란히 마음에 담았다.
이토록 다정다감한 이웃 친구가 지금 투병중이라 선험자로서 마음이 몹시 쓰인다. 우리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는데 둘 다 시를 쓰는 시인이다. 또 강아지를 무지 좋아한다. 게다가 투병의 경험 있어 공감하는 점이 많아 건강식과 환우에 대해 이해의 폭이 넓다. 이런 젊은 친구를 내 삶의 여정에서 만나 누리는 이 사귐은 행운이라 여기지 않을 수 없다. 다시 고마운 마음이 드는 것도 바로 오늘 초대가 내가 좋아하는 화요일, 우연찮게 신문기자 Mitch제자가 Morrie교수를 만나던 화요일에 있었기 때문이다. 밀려오는 세월의 파도가 주말을 끼고 치솟는다. 화요일을 분기점으로 잔잔해진다. 많은 화요일 물살이, 아삭대는 남가주의 해풍이, 루시아의 암 복병들 제거, 완쾌되기를 마음속 깊이깊이 간구의 념(念)을 쏟아 빈 화요일이었다. 2-6-2017 퇴
틈 - 김영교
단단한 시멘트 주차장
빗방울이 금을 낸다
바퀴가 누르고 구둣발이 비벼 더 부르트는 작은 균열
오랜 어둠속에 얼굴 묻고
딱딱한 껍질 안에 갇힌 시선
물끼가 기웃거린 오전
비상구를 찾아 더듬거리던 모가지
모래알에 섞여 어둡고 메마른 시간을 견디며
아픔이 비집고 뚫어 내미는
찬란한 저 초록을 보라
갈라진 공간을 향한
저 꿈틀 대는 몸부림
그 위에 쏟아지는 엉청난 하늘
금이 간다는 것은
틈을 부추기는 파격
또 다른 세상으로의 진입
스며드는 회복 한 줄기
틈은 생명
댓글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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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uck
2017.02.05 23:30
as theTuesday..Save the last dance for me!src="https://www.youtube.com/embed/8sZFxN1tcSo" -
Chuck
2017.02.05 23:48
I hope you might good to enjoy that
these posting & sharing !
How Rita Hayworth..
Brilliant and moving in every sense.
Don't know who has time to make something like this,
but we're grateful.
"https://www.youtube.com/embed/mz3CPzdCD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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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uck
2017.02.06 00:06
재미로 (L O L )
반기문 3행시./인터넷 캡쳐반가웠습니다.
기운 내세요.
문재인이 있잖아요.’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2/06/2017020602242.html -
Chuck
2017.02.07 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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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uck
2017.02.07 04:22
항상 말이 없는 산자락에 겨울이 세찬 비바람으로 군림하다가
이제 서서히 떠나가는듯 계절의 변화를 느낍니다.
이제 봄기운까지...
너무 늦었거나 조금 이르거나....
하루 종일 비가 내리고 공방에 앉아 홀로 듣는 빗소리가 장엄하다.
이렇게 내릴 거면 미리 그럴 거라고 이야기를 좀 하지...
이렇게 하루 종일 빈틈도 없이 . 꼼짝없이 주저앉아 비를 맞는 밤.
이시영 시인의 시 한 편이 가슴을 친다.
나도 홀로 갈 데까지 가보는 것이라고 다짐을 했건만,
무엇도 되지 않는 밤 10시. 어디로 가야하나!
생각하다가 비 그치면 다시 묻기로 한다. 배고프다.
"https://www.youtube.com/embed/WiLosOQP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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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youngkyo
2017.02.09 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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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uck
2017.02.08 01:37
예전의 고교시절 읽던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에서..
“모든 것은 생각하기 나름이다. 행복은 물질로만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죽음을 염두에 두고 네 육신과 영혼을 생각하라.
너의 육신이 차지하는 것은 만상(萬像) 가운데에 아주 작은 티끌에 불과하다.
네 영혼이 차지하는 것은 이 세상에 충만한 마음의 다만 한조각일 뿐.
몸을 둘러보고 그것이 어떤 것이며 노령과 애욕과 병약 끝에
어떻게 되는 지를 생각해 보라.” 전투현장에서 쓴 명상록인데 전쟁 얘기는 한 구절도 없다. 그러나 生과 死가 엇갈리는 전쟁의 처절함을 체험하지 않고는 쓸 수 없는 글 ?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로마 제국의 최고의 귀족 가문에서 태어나서
당대 최고의 스승들로부터 최고의 교육을 받았지만 부모님은 어려서 돌아가셨고,
자신은 평생을 두고 병마와 고독과 번민 속에 살았다.
피우스 황제의 딸과 결혼함으로 뒤이어 황제의 위에는 올랐지만
아내 파우스티나의 불륜은 공공연한 비밀. 그렇지만 황제는 애써 모른 체 했다.
그대신 과중한 업무에 몰두하면서 철학적 사색의 세계로 자신을 던져 넣은 것이다.
우리에게 건강이 있고 자유가 있고 가정이 있고 친구가 있고
그리고 일용할 양식이 있다면 우리는 일단 행복한 것이다.
세상적으로 출세하고, 돈 많이 벌고,명예를 얻는 것, 다 좋은 일이지만
인생은 그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도 요즘 많이 생각한다.
직업에는 귀천(貴賤)이 없지만 사는 방식에는 귀천이 있다고 했다.
그렇다면 생활을 바르게 해서 귀하게 사는 것은 우리가 해야 할 당연한 몫일 뿐이다.
은퇴한 요즘의 나는 로마 황제가 부럽지 않다.
세상의 절대 권력으로 군림했던 로마 황제도 실상은 고독한 한 인간이었을 뿐,
보통 사람 우리가 느끼는 그런 자유와 행복은 누리지 못했음을 알기 때문이다.
"https://www.youtube.com/embed/f4VScCteun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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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youngkyo
2017.02.09 05:25
오른쪽이 허한 나는 오른쪽이빨 3개 치료하다가 병이났다. 긴시간 쫄아 있었나 보다. 오늘 겨유 촉촉박사님께 시선을....댓글에 공감-
"우리에게 건강이 있고 자유가 있고 가정이 있고 친구가 있고
그리고 일용할 양식이 있다면 우리는 일단 행복한 것이다.
세상적으로 출세하고, 돈 많이 벌고,명예를 얻는 것, 다 좋은 일이지만
인생은 그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도 요즘 많이 생각한다.
직업에는 귀천(貴賤)이 없지만 사는 방식에는 귀천이 있다고 했다.
그렇다면 생활을 바르게 해서 귀하게 사는 것은 우리가 해야 할 당연한 몫일 뿐이다.
은퇴한 요즘의 나는 로마 황제가 부럽지 않다.
세상의 절대 권력으로 군림했던 로마 황제도 실상은 고독한 한 인간이었을 뿐, -공감
보통 사람 우리가 느끼는 그런 자유와 행복은 누리지 못했음을 알기 때문이다.
오늘 아침 읽은 글 "수의엔 주머니가 없다 -서강대 교수 김동률-"sharing합니다.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지난 연말이다. 사람들에게 알리지 않았다.바쁜 세밑, 왕복 하루가 꼬박 걸리는 지방에까지 오게 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뒤늦게 알게 된 지인들이 죄인을 만들었다고 원망한다.
부친상만큼은 알리는 게 도리라고 했다.
그런 원망을 들으면서 아버지의 죽음에 대해 생각한다.
아버지와 유난히 친했다. 평생 싫은 소리를 안 하셨기 때문이다.그래서 며느리들에게까지 인기가 좋았다.
그런 아버지는 어머니에게 늘 원망과 한숨의 대상이었다.
나는 안다. 살아오면서 온갖 궂은일은 어머니 몫이었다.
유산 갈등에서도 아버지는 당신의 형제에게 대폭 양보했다.
"장남이 책임만 지고 권리를 포기했다"며 어머니는 두고두고 원망하셨다.
일평생 샌님처럼 곱게 살다 돌아가신 아버지를 생각하는 요즈음 통 잠을 이루지 못한다.
아버지의 무게는 컸다. 해마다 명절엔 부자지간 산행을 나섰다.막걸리라도 한잔 걸치면 무척 행복해 하셨다.
몇 년 전 힘에 부쳐 산행 중단을 선언했을 때 우리 형제는 할 말을 잊었다.
영원한 이별이 가까워 왔음을 눈치 챈 것이다.
아버지는 당신의 몸을 소진시켜 우리를 키워내셨다. 일과도 바뀌었다.
마당 잔디는 걷히고 고추 묘목이 대신했다.
우렁찬 자목련은 고추밭에 그늘이 진다는 이유로 싹둑 잘렸다.
우리가 불평이라도 하려 치면 가만히 응답했다.
"세월이 답이다. 늙어봐라. 꽃보다도 고추·상추 키우는 재미가 더 쏠쏠하다."
뜨거운 불이 들어가는 것을 오열 속에 지켜보길 두어 시간, 유골함이 전해졌다.
당신의 마지막을 담은 상자는 놀랍도록 가벼웠다.
선산으로 가는 길, 내 몸에 전해지는 유골함의 따뜻함에 진저리쳤다.
천붕(天崩)이라고 하는 이유를 비로소 알았다.
잠을 설친 새벽,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을 손에 쥔다.
학창 시절 의미도 모르고 읽었던 책이 왜 위대한 고전인지 이제야 알 것 같다.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
황제가 그토록 강조했던 진리를 아버지의 죽음으로 오늘 문득 깨달았다.
우리 모두 언젠가 빈손으로 돌아간다.
그래서 수의에는 주머니조차 없다.
2017. 02. 02
* 같은 날 두 분이 언급한 "명상록"을 만나면서 어려웠던 그 책이 기억납니다.
두뇌발육이 저 개발이었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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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uck
2017.02.09 05:21
많은 이들이 좋아하는 비틀즈의 노래 가운데
Let It Be 라는 노랫말을 보면 세상을 살아갈 지혜를 배우는것 같아
많은 사람들이 사랑하는것 같습니다
순리에 따르라는 지혜로운 한마디 내가 어두운 시간을 지낼때
상심에 빠져있지만 말고 빛을 찾아갈 지혜로운 방법은
순리에 따라 사는것이 가장 좋은 해법인것을
비틀즈는 노래를 부르며 알려 주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살면서 문제가 생기면 안되는줄 나쁜줄 알면서도
편법을 사용하기도 하며 억지로 삶을 끼워 맞추기도 하며 삽니다
편법이 때론 통하기도 하고 쉽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낭패를 당할때가 더 많은것을 경험하면서
Speaking Words Of Wisdom Let It Be
얼마나 멋진 말인지 내 삶의 방식이기도 합니다지혜로운 한마디 순리에 따라 살아가는 아름답고 멋진 삶을 기대 합니다
"https://www.youtube.com/embed/HcZ4jQI54T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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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youngkyo
2017.02.09 06:06
네, 귀에 읶은 곡입니다. 정감이 가네요. 비틀즈를 좋아했지요.
감사합니다 Lyric이 좋네요. Let it be.... 그렇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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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uck
2017.02.09 09:52
"https://www.youtube.com/embed/LHzpJp3ieQ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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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uck
2017.02.09 11:39
Ode to joy
거위 , 문정희
나는 더 이상 기대할 게 없는 배우인 것 같다
분장만 능하고 연기는 그대로인 채
수렁으로 천천히 가라앉고 있다
오는 텔레비젼에 나온 나를 보고
왝왝 거위처럼 울 뻔했다
내 몸 곳곳에 억압처럼 꿰맨 자국
뱀 같은 욕망과 흉터가
무의식의 주름 사이로
싸구려 화장품처럼 떠밀리고 있었다
구멍 난 신발 속으로 스며들어오는
차갑고 더러운 물을 숨기며
시멘트 숲 속을 배회하고 있었다
나는 나에게 다 들켜버렸다
빈틈과 굴절 사이
순간순간 태어나는 고요하고 돌연한 보석은
사라진 지 오래
기교만 무성한 깃털로 상처만 과장하고 있었다
오직 황금알을 낳기 위해
녹슨 철사처럼 가는 다리로 뒤뚱거리는
나는 과식한 거위였다
"https://www.youtube.com/embed/-e32KG3Vl7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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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uck
2017.02.16 08:59
어머님의기일을 맞이하여..
Carrying your love with me mama I miss you..
"https://www.youtube.com/embed/xfODeSpvyMY?ecver=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