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요양원 / 강민경
그 많은 살점을
피눈물로 떼어냈으니
몇 안 남은 잎에 집착함은 당연한 일
금방이라도 떠나고 말 것 같이
분, 초를 다투는 환자들을 돌보느라
피땀 쏟는 가을 나무는
회생을 기도하는 사람들의 요양원입니다
손발이 천 개여도 모자란다며
이리 뛰고 저리 뛰면서 자기를 바친
의사의 치료도 역부족
한 잎 두 잎, 한 사람 두 사람
가까이서 멀리서
가족들이, 동무들이,
날카로운 겨울바람에 찔리지 않으려고
죽을힘 쏟는 그 진동은 겉이 멀쩡해 보이는
나에게도 끝없는
압박,
가슴 파먹는 으스스한 냉기 거둬내지 못해
안달인 발걸음걸음 사이에 어느새 감춰둔
싹 눈의 명확한 해빙은,
새순 짙은 숲에 혈을 이어온 나뭇잎
새로운 봄만이
나무 요양원입니다.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434 | 시 | 꽃 뱀 | 강민경 | 2019.07.02 | 86 |
1433 | 시 | 뿌리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9.07.02 | 271 |
1432 | 시 | 산그늘 정용진 시인 | 정용진 | 2019.07.01 | 76 |
1431 | 시 | 산그늘 | 정용진 | 2019.06.30 | 111 |
1430 | 시 | 꽁지 없는 푸른 도마뱀 / 필재 김원각 | 泌縡 | 2019.06.27 | 203 |
1429 | 시 | 그가 남긴 참말은 | 강민경 | 2019.06.26 | 151 |
1428 | 시 | 운명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9.06.25 | 89 |
1427 | 시 | 허리케인이 지나간 후 / 필재 김원각 | 泌縡 | 2019.06.25 | 118 |
1426 | 시 | 설산을 안고 앵두 빛 동심을 찾다 / 필재 김원각 | 泌縡 | 2019.06.25 | 248 |
1425 | 시 | 두루미(鶴) / 필재 김원각 | 泌縡 | 2019.06.25 | 88 |
1424 | 시 | 바람, 나무, 덩굴나팔꽃의 삼각관계 / 필재 김원각 | 泌縡 | 2019.06.25 | 120 |
1423 | 시 | 기회 | 작은나무 | 2019.06.22 | 202 |
1422 | 시 | 넝쿨 선인장/강민경 | 강민경 | 2019.06.18 | 166 |
1421 | 시 | 난해시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9.06.18 | 117 |
1420 | 시 | 봄바람이 찾아온 하와이 / 泌縡 김원각 | 泌縡 | 2019.06.15 | 123 |
1419 | 시 | 해 넘어간 자리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9.06.12 | 247 |
1418 | 시 | 올무와 구속/강민경 | 강민경 | 2019.06.11 | 186 |
1417 | 시 | 비치와 산(Diamond Head) / 필재 김원각 | 泌縡 | 2019.06.11 | 264 |
1416 | 시 | 광야에 핀 꽃 / 필제 김원각 | 泌縡 | 2019.06.07 | 146 |
1415 | 시 | 빛에도 사연이 | 강민경 | 2019.06.06 | 1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