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양파/강민경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조마조마
바람 불면 날까, 꽉 쥐면 꺼질까,
애끓는 사랑으로 감싸 안아 키운 딸
어느새 다 컸다고
저절로 자란 줄 알고
저를 생각해서 어미가 무슨 말이라도 하면
잔소리로 알고 고집을 부리며
나를 서운케 하더니
어느 날 만나자고 합니다
저도 어미가 되었다고 합니다
어미가 되어 아이를 키워보니 엄마 마음 알겠다고
눈물 글썽이는 눈으로 나를 보며 말을 합니다
“엄마, 나는 태어나기 전부터 엄마를 닮고 싶었어요. ”라고
너무 반갑고 좋아 웃는지 우는지
이럴 때의 나와 판박이임을 확인하며
벗기면 벗길수록 똑같아지는
양파 같은 두 얼굴이 서로 포개어져
따뜻하고 포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