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 행복/강민경
TV를 보다가
내 목에 그이 손이 닿으며
어, 당신 목에 물기가 있네
벌써 세수한 거야? 얼핏 관심주는
그이에게 스미니 포근하다
응, 물기가 아니고
세수만 하고 그냥 놔두면
살결이 보드랍지도 않고 탱탱하지 않아서
영양 크림으로 촉촉하게 해줘야
주름살 늘지 않는다는 내 상냥함이
기분 좋은 그이
아~ 참, 그렇겠네
풀[草]잎도 물기가 있어야 싱싱하고 색깔도
선명하지 그래서,
물속에 사는 물고기들은 주름살이 없는 건가!
엉뚱한 상상에 행복하다
당신 목에 물기가
안 닦인 줄 알았는데
앗 싸!
그새 씨앗이 돋았어,
시의 씨앗이!
즉각, 노트와 연필을 챙기며
작은 일에도 행복해하는 그이의 일상을
어느새 닮은 나도 싱싱하고 따뜻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