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렇게 늙었어/강민경
십여 년 만에 만난 친구
깜짝 반기는 인사말
‘너 아직도 젊다 얘’ 하는 호들갑이
싫지 않다
나이 들수록 소녀 시절이
그리워서랄까
죽을 때 죽더라도 사지육신 아픈데 없이
젊고 팔팔하게 살고 싶어서랄까
아니 얘 좀 봐’ ‘벌써 늙어 보이면 어쩌라고’
부러 발끈했더니,
그것 봐 내 그럴 줄 알았다니까
왼쪽 눈 한 번 찡긋해 보이고 하는 말
왜 이렇게 늙었어. 하면
너나 네 남편이 날 가만두겠니
아이고 무서워라’
눈치 살피는 듯 두리번거리는 친구의 재치에
한바탕 웃음꽃이 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