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의 형식/강민경
내 귀는 늘 열려 있어
멀리서든 가까이서든
당신의 소리이든 아니든
당신과 나의 시간에 익숙함으로
우리는 모두 눈으로 보듯
10월 당신을 맞아들입니다
꽃은 늘 겨울 다음, 봄에 피었고,
땀 식혀주는 푸른 숲의 여름 지나
옹골찬 열매 키워 익힌 붉은 잎들
가을 자축으로 떨어져 눕는
10월 당신의 형식에 길듭니다
어느 날! 하마
설악산 봉우리에 하얗게 서리 내린
겨울 초입을 귀에 담으며
기쁨보다 서운함을
귀뚜라미 울음에 담아 멀리
띄워 보냅니다.
시간의 흐름을
당신의 방식으로 이해하려
애쓰는
거울에 비친 내 모습도
10월, 당신에게 잦아들어 있음을
확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