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고백 . 4
ㅡ가을
가을 속에서
實果가 익어가고 .
가을 속으로
영글었다 사라지는 것들을 본다
어제와 오늘의 일상에서
혼자 사는 것과
더불어 산다는 것을
생각해 본다
찡그리기 보다는
좀 더 자주
그리고 좀 더 많이
웃음을 베풀지 못한 것을 후회 한다
내가 한 때
그 자리에서 살았음으로 해서
단 한 사람의 이웃에게라도
밝은 미소에 인색했던 것이
비로소 이제
가을이 끝나갈 즈음에야
아픔으로 다가온다.
*안톤 슈낙(Anton Schnack)은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들'이라는 수필에서 이런 글을 썼다
ㅡ“오뉴월의 장의 행렬. 가난한 노파의 눈물. 거만한 인간. 바이올렛 색과 검은색, 그리고 회색의 빛깔들. 둔하게 울려오는 종소리. 징소리. 바이올린의 G현. 가을밭에서 보이는 연기. 산길에 흩어져 있는 비둘기의 깃. 자동차에 앉아 있는 출세한 부녀자의 좁은 어깨. 유랑가극단의 여배우들. 세 번째 줄에서 떨어진 어릿광대. 지붕 위로 떨어지는 빗소리. 휴가의 마지막 날…"
가을 저무는 어느 날, 實果가 영글었다 떨어지는 모습을 보며 문득 뜬금없이 ‘개똥’같은 우리 ‘인생’을 돌아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