뱅뱅 도는 생각/ 성백군
이른 아침
현관 앞뜰 분수대에 들새 한 마리
물 한 모금 먹고 하늘 한번 쳐다보고
매번 현관에다 대고 절을 합니다
길을 잃은 것일까
따돌림을 당한 것일까
무리 중에서 혼자 떨어져 나와
그 작은 것이 외롭고 쓸쓸합니다
버스 정거장 안
아크릴 벽에 기대 앉아 바람 피하다가
정차한 차에 다가가 구걸을 하는 중년 노숙자
캘리포니아 날씨라지만 겨울이라 꽤 추운데
얼지는 않았을까, 밥은 먹었을까
그냥 지나치면 안 되는 줄 알면서도
교회 가는 길이라 바쁘다는 핑계로
외면했습니다
이런 날은, 한 10불이라도 적선하는 건데---
혹 그분이 예수님이었더라면 수지맞는 건데
복 터지는 것인데, 기복신앙도 안 통했는지
뱅뱅 도는 생각 후회막급입니다
늦었지만
모이 대신에
빵조각이라도 주려고 현관문을 열었는데
새는 보이지 않고 찬바람만 실내로 들어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