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냉장고를 들이다가/강민경
덩치 큰 두 사내
끙끙대며
땀을 뻘뻘 흘린다
분명
가로세로 높이를 계산하고
냉장고를 샀는데
놓을 자리에 잘 들어가지를 않는다
딱, 맞춤이란 이 말
좋기는 한데 때로는
거추장스럽기도 하다
조금만 실수를 하여도 여지없이 티를 내는
여유가 없다는 말이기도 하고
팁으로 40불 줄 것을
80불을 주고 나니 조금은 마음이 여유롭다
손해는 봤지만 이젠 좀 헐겁게 살고 싶다
이것저것 채워 놓고도 빈틈이 있고 불평 없는
저 새 냉장고처럼
넉넉한 마음이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