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7.24 16:41

유실물 센터

조회 수 335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유실물 센터/강민경

                              

 

이제나저제나 주인 기다리다 전신마비 된

디지털카메라, 노트북, 전화기, 지갑 등등

몇 날 며칠이 흘렀는지

짙은 어둠만 쌓이는 좁고 텁텁한

유실물 센터의 방이 가시방석입니다

 

돌아눕거나 숨을 고를 수도 없어

응어리진 갈증의 하소연에도

고집불통 아버지 같은 유실물 센터의

문은 언제쯤 열일지!

스스로 최면을 걸고

주인이 찾아오기만을 기다립니다

 

주인의 애첩으로 동분서주하던

디지털카메라

먹어도 먹어도 질리지 않는 허기에

진수성찬의 풍경이 그리워

질식해 돌아가실 것 같다는 하소연이

그 옹고집을 녹인 걸까?

드디어, 새 주인 맞는 강권의 문 열리고

경매로 팔린 낮 선 떨림을 끌어안습니다

 

할 수 있는 일, 힘껏 하는 것이 나의

임무라고 옛정 체념하는 법을 익히는데

새 주인 찾지 못해 어깨 처진

동료들의 뒷모습에 전날의 내가 있습니다  

하루속히 가시없는 방에 들기를 바라며

두 손을 모읍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830 바람을 붙들 줄 알아야 강민경 2013.10.17 338
1829 어느새 / 성백군 하늘호수 2018.12.30 338
1828 깎꿍 까르르 김사빈 2005.04.02 337
1827 최후의 이동수단 - 꿈의 이동장치 박성춘 2012.01.29 337
1826 겨울 홍시 강민경 2014.02.08 336
1825 잘 박힌 못 성백군 2014.04.03 336
1824 길 위에서, 사색 / 성백군 하늘호수 2015.06.13 336
1823 평론 런던시장 (mayor) 선거와 민주주의의 아이로니 강창오 2016.05.17 336
» 유실물 센터 강민경 2015.07.24 335
1821 바람의 길 4 이월란 2008.02.23 334
1820 詩똥 이월란 2008.03.09 334
1819 어머니의 마당 성백군 2005.08.12 333
1818 방전 유성룡 2006.03.05 333
1817 송어를 낚다 이은상 2006.07.19 333
1816 가을 밤송이 성백군 2014.10.10 333
1815 아침이면 전화를 건다 김사빈 2005.04.02 332
1814 수필 새삼 옛날 군생활얘기, 작은글의 향수 강창오 2016.07.05 332
1813 기타 거울에 쓰는 붉은 몽땅연필-곽상희 미주문협 2017.11.07 332
1812 아이들과갈비 강민경 2005.09.19 331
1811 그 소녀의 영력(靈力) file 박성춘 2007.08.13 331
Board Pagination Prev 1 ...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