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시인과 어제 무슨 말을 하다가
세상에 참. 말도 안 되는 말만 살살 골라
하는 짓거리가 시라는 말을 하고 나서
자기가 한말에 스스로 놀라서 좀 킥킥댔어요
말이 안 되는 말, 생각이 안 되는 생각
또 있어요, 느낌이 될 수 없는 느낌 같은 것들이
이른 봄 산수유를 보니까 자꾸 솟는 거에요
오늘 새벽에도 말이 안 되는 이상한 꿈을 꾸고
이게 어찌된 거지? 하며 놀라 일어나서
아, 시가 꿈 같은 것이로구나
하는 생각이 덜컥 들었어요
사라지는 실존의 산수유도
카메라 렌즈에 잡혀 끝이 없어진 산수유도
금방 꾼 꿈처럼 말이 안 된다는 느낌인 거에요
산수유들이 내 시 속에서 꼼지락대며 자면서
내 짧은 실력으로는 전혀 알아낼 수 없는
자기네들만의 꿈을 꾼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나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난 다음에
머리를 잘 정리하고 사진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추운 봄날 산수유들이 정말로 몸을 콱콱 비틀면서
관자놀이가 시뻘개지도록 춤을 추고 있는 거에요
© 서 량 2005.04.01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890 | 시조 | 내 시詩는 -아무도 모르지 / 천숙녀 | 독도시인 | 2021.05.07 | 113 |
1889 | 시조 | 그대를 만나면 / 천숙녀 | 독도시인 | 2021.06.08 | 113 |
1888 | 시조 | 잠시 쉬는 동안 / 천숙녀 | 독도시인 | 2021.07.15 | 113 |
1887 | 시조 | 코로나-19 –칠월칠석날에 / 천숙녀 | 독도시인 | 2021.08.14 | 113 |
1886 | 시조 | 메타버스 독도랜드 (Metabus DokdoLand) / 천숙녀 | 독도시인 | 2022.01.18 | 113 |
1885 | 시조 | 메타버스 독도랜드 (Metabus DokdoLand) / 천숙녀 | 독도시인 | 2021.12.27 | 113 |
1884 | 시조 | 메타버스 독도랜드 (Metabus DokdoLand) / 천숙녀 | 독도시인 | 2021.12.26 | 113 |
1883 | 시조 | 지워질까 / 천숙녀 | 독도시인 | 2022.02.10 | 113 |
1882 | 시 | 고목 속내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3.03.14 | 113 |
1881 | 시조 | 내 시詩는 -바람 / 천숙녀 | 독도시인 | 2021.05.13 | 114 |
1880 | 시 | 세상사 | 강민경 | 2020.01.01 | 114 |
1879 | 시 | 영원한 꽃이니까요! / 김원각 | 泌縡 | 2020.09.07 | 114 |
1878 | 시조 | 깊은 계절에 / 천숙녀 | 독도시인 | 2021.05.06 | 114 |
1877 | 시조 | 공空 / 천숙녀 | 독도시인 | 2021.06.24 | 114 |
1876 | 시조 | 삼월 / 천숙녀 | 독도시인 | 2022.02.28 | 114 |
1875 | 봄을 심었다 | 김사빈 | 2008.02.20 | 115 | |
1874 | 별리동네 | 이월란 | 2008.03.16 | 115 | |
1873 | 시 | 꽃잎이 흘러갑니다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3.05.02 | 115 |
1872 | 시 | 다시 돌아온 새 | 강민경 | 2015.09.26 | 115 |
1871 | 시 | 당뇨병 | 강민경 | 2016.05.12 | 1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