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320 추천 수 1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겨울 나무는
벌거벗은 사람이다

내 서재 밖에서 혼자서만
땅과 45도 각도로 뾰족하게
꼼짝달싹하지 않고 서 있는 나무 한 그루가
수직으로 뻗은 다른 나무들 허리를
슬쩍 가로 지른다
다른 나무들이 이구동성으로
“이 놈이 왜 이래?” 한다

그 겨울 나무는
눈도 코도 궁둥이도 없는 사람이다
말도 못하고
모순이 무엇인지도 모르면서
피부가 거무티티하고
키만 형편없이 큰 사람이다
땅과 45도 각도로 기울어진 채
허리가 삐딱하게 휘어져도 아픈 줄 모르고
내가 죽고 난 다음에도 그냥 그대로 서 있을,
늦은 오후 비라도 죽죽 내리는 날에는
남 몰래 엉엉 울고 있는 사람이다

© 서 량 2005.02.17

  1. 年賀狀연하장을 띄웁니다 / 천숙녀

    Date2021.12.31 Category시조 By독도시인 Views317
    Read More
  2. (단편) 나비가 되어 (6)

    Date2013.06.23 By윤혜석 Views318
    Read More
  3. 아니 아직 거기 있었네요

    Date2012.04.22 By강민경 Views319
    Read More
  4. 한반도의 영역

    Date2012.11.12 By김우영 Views319
    Read More
  5. 구자애의 시

    Date2013.08.22 By백남규 Views319
    Read More
  6. 눈도 코도 궁둥이도 없는

    Date2005.02.17 By서 량 Views320
    Read More
  7. [칼럼] 한국문학의 병폐성에 대해

    Date2006.04.08 By손홍집 Views320
    Read More
  8. 아침은

    Date2013.10.15 Category수필 By김사비나 Views320
    Read More
  9. 너를 보면

    Date2014.07.28 Category By강민경 Views320
    Read More
  10. 요단 강을 건너는 개미

    Date2014.04.12 Category By성백군 Views321
    Read More
  11. 야생화 이름 부르기 / 성백군

    Date2015.07.13 Category By하늘호수 Views322
    Read More
  12. 미루나무 잎들이

    Date2016.06.06 Category By강민경 Views322
    Read More
  13. 바람의 독후감

    Date2015.04.22 Category By강민경 Views323
    Read More
  14. 오해

    Date2017.10.12 Category By하늘호수 Views323
    Read More
  15. 오월의 아카사아

    Date2014.06.08 Category By성백군 Views324
    Read More
  16. 군밤에서 싹이 났다고

    Date2014.10.17 Category By강민경 Views324
    Read More
  17. 삶은, 눈뜨고 꿈꾸는 꿈의 여행이다 / 수필

    Date2017.09.05 Category수필 By박영숙영 Views324
    Read More
  18. 건망증과 단순성-김태수

    Date2016.04.02 Category수필 By미주문협관리자 Views325
    Read More
  19. 월터 아버지

    Date2005.04.11 By서 량 Views326
    Read More
  20. 사랑은 미완성/강민경

    Date2018.08.29 Category By강민경 Views326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85 86 87 88 89 90 91 92 93 94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