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0.07 01:02

가을빛 / 성백군

조회 수 98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가을빛 / 성백군

                    (시집 : 풀은 눕지 않는다. P110)

                                                                      

 

밤마다 섬돌 밑 귀뚜리 슬피 울더니

처서(處署) 지나 백로(白露)까지 열닷새,

장사(葬事)지내고

늦더위 서방님과 생이별 했나

 

조석(朝夕)으로 서늘한 기운

숨어 내리는 이슬에

귀뚜리 울음이 청승맞게 고여서

괜히, 가을빛이 울먹거린다

 

산마다 들마다 알곡들로 가득하고

단풍은 천지사방 뛰어다니는데

하늘은 자꾸 높아만 가

갈수록 멍청해지는 가을빛

 

아들딸 짝지어 살림 내주고

할 일 다 했다고 자조하는 늙은이 마음 한 귀퉁이

골 때리는 허전함이 저런 것일까

 

바보처럼 소갈머리 다 내어주고

갈 곳이 따로 없어 헤매다가

하늘 깊이 빠져서 눈물 뚝뚝 떨어뜨린다.

 

     48 09082005

*2005년 월간 스토리문학 10월호에 실린 詩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111 손님 강민경 2005.12.20 295
2110 성탄 축하 선물 이승하 2005.12.21 277
2109 강아지와 산책을 강민경 2005.12.27 496
2108 송년사 성백군 2005.12.31 205
2107 조금 엉뚱한 새해 선물 이승하 2005.12.31 344
2106 *스캣송 서 량 2006.01.01 459
2105 불꽃 놀이 강민경 2006.01.02 268
2104 새해에는 / 임영준 박미성 2006.01.03 293
2103 골반 뼈의 추억 서 량 2006.01.10 513
2102 달팽이 여섯마리 김사빈 2006.01.12 381
2101 겨울 바람과 가랑비 강민경 2006.01.13 286
2100 친구야 2 유성룡 2006.01.22 204
2099 연어 복 영 미 2006.01.26 269
2098 사랑의 꽃 유성룡 2006.01.29 206
2097 삶의 향기 유성룡 2006.02.04 255
2096 천상바라기 유성룡 2006.02.11 502
2095 어머니의 가슴에 구멍은 김사빈 2006.02.14 404
2094 삶이 이토록 무지근할 때엔 최대수 2006.02.17 292
2093 얼씨구 / 임영준 뉴요커 2006.02.17 233
2092 화가 뭉크와 함께 이승하 2006.02.18 2343
Board Pagination Prev 1 ... 4 5 6 7 8 9 10 11 12 13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