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354 추천 수 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나는 벽에 누워 잠든다
James Ahn

비가 추슬 추슬내려 길가에 떨어져 썩어가는 낙엽을 적시고
낙엽에 담겨있던 나도 함께 적셨다
비에젖어 후줄건해진 마음에 못 견디도록 쏟아지는 것은
졸음이다

비는 누구의 간섭없이도 하염없이 내린다
내리는 비보다 더 짙게 깊게 쏟아지는 졸음은
또 하나의 시련을 견디어 낸 말없는 행복이다

이제는 누워야 한다
네 따뜻한 베개무릎이 없더라도
유리담 벼락에 기대어 누워 자야한다

빗줄기는 머리에서 등을타고 둔부를 적시고
발아래로 흘러 내 기대선 바닥을 적신다

허리를 굽혀 바닥에 흥건한 삶을 헤집어 손바닥으로 떠서
냄새를 맡아본다
나는 인간이다. 이것은 아직 내 눈물이 아니다 라고
졸음에 겨워 휑한 두눈을 멀건히 뜬 채 말한다

나는 왜 이렇게 사는거야
너무 힘들다
쓰러져 잠 들고 싶다
네 무릅베개는 너무 멀리 있는 것 같고 나는
지금 잠들어야 한다

풀어진 실같이 비는 흐느적거리며 바닥으로 내려 눞고
나는 벽에 누워 잠든다
쓰러져 누워 잠들 수 없는,
보고픔 때문에

나는 벽에 누워 잠든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09 카일루아 해변 강민경 2008.01.06 190
408 방파제 성백군 2008.01.06 93
407 해 바람 연 박성춘 2008.01.02 205
406 한해가 옵니다 김사빈 2008.01.02 128
405 바람 성백군 2007.12.31 144
404 들국화 강민경 2007.12.29 197
» 나는 벽에 누워 잠든다 JamesAhn 2007.12.23 354
402 정의 - 상대성이런 박성춘 2007.12.17 211
401 상처를 꿰매는 시인 박성춘 2007.12.14 366
400 곳간 성백군 2007.12.13 151
399 꽃피는 고목 강민경 2007.12.08 253
398 라이팅(Lighting) 성백군 2007.12.06 195
397 人生 황숙진 2007.12.01 140
396 한시 십삼분의 글자 박성춘 2007.11.24 281
395 許交 유성룡 2007.11.23 145
394 대청소를 읽고 박성춘 2007.11.21 130
393 virginia tech 에는 김사빈 2007.11.14 152
392 산국화 유성룡 2007.11.14 270
391 나룻배 강민경 2007.11.09 166
390 눈망울 유성룡 2007.11.05 122
Board Pagination Prev 1 ... 90 91 92 93 94 95 96 97 98 99 ... 115 Next
/ 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