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3.23 15:20

누전(漏電)

조회 수 158 추천 수 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누전(漏電)



                                               이 월란





절연(絶緣)이 불완전하다
전선은 손상되고 있다
자유전자나 이온들에게도 정해진 길이 있었다
정해진 세간살이에만 도달해야하는 가다듬어진 길
전기는 전깃줄 안에서만 흘러야 한다
단 하나의 길을 벗어난다면
누전이다
양전기와 음전기가 길을 잃을 것이다
바리케이트를 넘어
지나가는 사람들을 감전시켜버릴 것이다
전기에 쉽게 감응하는 젖은 그들에게
화상을 입히거나 목숨을 앗을지도 모른다
차단기가 여기 저기 보인다
오래된 건물은 늘 누전으로 인한
화재발생의 위험이 크다
강 건너 불꽃은 아름답다
오래된 나의 몸 속엔
여기 저기 방전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도체(導體)들은 여기 저기 산재되어 나를 부른다
타고 싶어하는 마른 논둑의 임자 없는 들풀들
부도체는 미비하다, 해어지고 있다
바람이 분다
감모되어가는 선(線) 위에서
신발의 밑창은 달창나고 있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89 열병 유성룡 2008.03.27 188
488 무서운 여자 이월란 2008.03.26 473
487 방귀의 화장실 박성춘 2008.03.25 376
486 하다못해 박성춘 2008.03.25 182
485 저녁별 이월란 2008.03.25 173
484 현실과 그리움의 경계 이월란 2008.03.24 155
» 누전(漏電) 이월란 2008.03.23 158
482 저 환장할 것들의 하늘거림을 이월란 2008.03.22 204
481 원죄 이월란 2008.03.21 193
480 목소리 이월란 2008.03.20 194
479 망부석 이월란 2008.03.19 166
478 페인트 칠하는 남자 이월란 2008.03.18 355
477 봄의 가십(gossip) 이월란 2008.03.17 196
476 별리동네 이월란 2008.03.16 126
475 장대비 이월란 2008.03.15 313
474 바다를 보고 온 사람 이월란 2008.03.14 172
473 가시내 이월란 2008.03.13 239
472 여든 여섯 해 이월란 2008.03.12 255
471 노래 하는 달팽이 강민경 2008.03.11 311
470 꽃씨 이월란 2008.03.11 171
Board Pagination Prev 1 ... 86 87 88 89 90 91 92 93 94 95 ... 115 Next
/ 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