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 가득히 봄이 쏟아진다.
뒷집 마당에 커다랗게 자란 이름 모르는 키 큰 나무가 담장을 넘어 하나가득
우리집 부엌 창문 두드리며 봄이 왔다고 뾰족한 잎새 내밀고 인사를한다.
설겆이하고 야채를 씻을 때
계절을 느끼게 해주는 친구같이 서있는 나무다.
통통한 다람쥐들이 사이좋게 곡예하듯 나무를 타며 노는 모습들은 하나의
적막을 깨는 소리이기도 하다.
나는 자연을 좋아한다 .
속이지 않아서다.
계절이 변화하는 것을 거짓없이 보여주는 자연과 함께 하노라면 사람속에서
아파야했던 시간들을 싸매주는것을 느끼게 된다.
천둥 번개 모진 비바람속에서 알몸의 혹한을 견디어 내면서도
자기 때에 자기모습을 드러내는 여유 언제나 변함없이 말없이 제 몫을 감당하는
정직함 신실함을 배운다.
어느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아름다움의 옷을 입고 살포시 웃음 머금은 자태에
취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