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6.12 08:17

여행은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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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네는 절반은 이사를 가고, 절반은 뉴저지 남아 있었다. 아들은 아는 집에 문간방에 방 두개를 빌려서 손자 놈과 같이 살고 있는 모습이 쓸쓸하였다. 작년에 큰집을 사서 잔치하듯이 집들이 했는데, 며느리는 조지아 주로 딸을 데리고 사업을 한다고 이사를 갔다. 며느리가 경솔한 행동이 아닌가 하고 섭섭한 마음이 앞선다. 나중에는 다 이사 갈 것이지만, 아직은 아들의 병원이 있으니, 홀가분하게 훌쩍 뒤 따라 갈 처지가 못 된다. 단골 환자가 있는데, 이사 간다는 말은 못하고 쉬쉬하고 있는 형편이다. 엄마, 내게 병원은 어떻게 하고, 조지아 주로 언제 떠나니 묻지 마, 알았다 했지만 내가 평소에 큰 소리로 말하고 있나 생각하니, 어쩔 수없이 나도  늙었구나 싶다.
   시골서 어머님이 서울 올라오시면 큰 소리로 아이들 불러 세우면 질색하던 아이들 ,일찍 일어나 무슨 할 말이 그리 많은 잠시도 쉬지 않고 큰소리라 말씀하시면 종당에는 아이들이나 남편도 깨어서 밖으로 눈을 비비며 나오던, 그 때 내 모습이 지금이 아닌가 싶다.
  언제 삶이 그렇게 달려왔나 , 하와이 날씨는 반팔을 입어도 춥지 않고,  딸이 사는 후로리다의 올린도 갈 것을 생각하고 별로 옷을 준비 안하였더니, 몹시 추워서 남편은 연신 콜록거린다. 감기가 담뿍 들었다. 추운데 정말 싫어진다. 서정주 선생님이 젊었을 적에는 비 맞는 것이 낭만이더니, 이 나이가 되니 차갑더라 하신 말이 생각이 난다. 하와이에서 살아서 몸이 추운데 익숙지 못하여 아들 딸 보러 동부에 오면 추워서 오금을 못 핀다.
.  사람이 얼마나 간사 한지, 하와이에서는 날씨관계로 항상 나른 한 편이다. 몸이 나른하면 바다 속에 몸을 담그고 반듯이 누워 보고 하늘을 쳐다보면 내 코앞까지 내려앉은 하늘을 보며 이렇게 좋은 곳에서 살아 갈수 있는 것이 감사로 온다.
  아들이 집이 없으니, 호텔을 잡아주어 호텔에서 잠을 잤다. 밤에 얼마나 추운지 일어나자마자 커피를 먹었으면 했는데, 호텔 방에 기거 하다 보니 나가야 하고 나가자니 그냥 나갈 수 없어 준비하고 나가자니 해가 한나절 되었다. 하와이서 눈뜨면 커다란 커피 팥에 담겨있는 커피를 뽑아서 먹던 맛이 그립다. 그새 내 집에 좋다는 생각이 온다.
  가죽 재킷을 입고 호텔을 나서니 얼음이 얼었다. 찬바람이 휘익 감겨온다.  겨울이란 것을 실감 나게 하여 준다. 겨울이 없으면 봄을 주가 준비 할까 ,겨울이 없으면 봄을 준비 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혹독한 겨울이 있기에 진달래 꽃 피는 봄을 그리고 봄을 준비한다.
준비 할 수 있는 마음이 얼마나 소중한가. 자살하는 사람들이 준비 할 것만 있어도 안 죽을 것이다.  준비 한다는 것은 설레게 만든다.  들뜨게 만든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기 위하여 준비한다면 그는 아마 생애 최고의 날로 생각하고 가장 좋은 것으로 준비 할 것이다.
  이번에 여행은 아들딸을 2년 만에 만나는 준비를 하면서 괜히 들떠서 정작 중요한 것을 버리고 와서 공항에서 얼마나 떨었는지 모른다. 한국에서는 어떻게 살았는지, 사람이 편리함이 행복한 것이 아니지만 우리가 누리는 과학 문명은 행복은 주지 않지만 편리함에 익숙하다보면 그것이 행복으로 바꿀 수 있을 것 같다. 늘 가지고 다니는 핸드폰을 충전 시킨다고 다시 꼽아놓고는 그냥 나왔다. 그러고 보니 연락이 안 된다. 필라델피아 공항에 내려 연락을 하려니 난감했다. 공중전화를 사용하니 주가 틀리므로 , 전화 넘버가  길어서 쳐다보고 하나씩 누르다 보니 동전 더 넣으라고 하고 그러다 보니 동전만 먹고서 통화를 못하여 공항 밖에서 덜덜 떨었다. 갑자기 추운 것이 몸이 대비를 안했나 뼈 속까지 떨림이 온다. 옆에 서있는 흑인 여자 에게 핸드폰을 빌려서 전화를 하니, 아들이 연락이 없어서 파킹 장에서 2시간 기다리고 있다고 한다. 이럴 때 편리함이 행복하더라는 것이다. 전화를 쓸 수 있다는 것에, 편리함이 행복하다고 생각이 된다. 불편함이 불행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편리함이 행복하다고 라고 착각 할 수 있을 것 같다.
  옛날에 우리 어머님은 겨울 꽝꽝 언 얼음을 깨고 빨래를 하고 오면 온몸이 꽁꽁 얼었다고 하시는  소리를 많이 들었다. 요사이는 도랑물이 안 얼어 하신다. 인구가 많아서 인가하시면서 그래도 살 기편해 졌어 하시었다. 아예 빨래 안하고 기계가 해주는 것을 보았으면 무어라고 할까, 아마도 지금 빨래를 손으로 하라하면 아마도 돈이 없어 불행 하다고 할 것이다. 살아가면서 편리함과 행복함을 기준이 무너지고 있다.  지금 아이들은 행복의 수준이  다를 것이다.
   핸드폰이 없는 고로 아들은 두 시간 차안에서 시간을 허비하고, 우리는 한 사간 반 동안 공중전화와 씨름을 하였던 것이다. 이럴 땐 아마도 편리함이 행복으로 바꾸게 될 것 같다 .
  준비를 한다고 하와이 커피를 사고 ,하와이에서만 만드는 폴리기 소시지를 아침을 먹었다. 미국 다른 주에서는 없는 특유한 소시지 맛이라고 한다.
   아들네 집에 갈 적마다 네 박스를 가지고 간다. 한 박스에 20개씩 들어있다. 그리고 하와이 달력을 120개를 사가지고 간다. 그러다보니 큰 가방 둘이 무게가 오버 됐다고 공항 직원이 빼라고 하여 달력을 빼어 놓고 들고 들어가니 아들은 팔이 아프다고 아우성이다 .
  자식이 무언지, 그 자식들 말만 떨어지면 어느새 준비하느라고 분주 하다. 오늘 날 작은 아들이 준비 하라고 하여, 아침부터 준비 한다고 부산하게 서두르다 보니 핸드폰을 잊고 온 것 같다. 곤욕을 치렀지만 아들을 보니, 핸드폰을 안 가져와 불행하다는 생각이 눈 녹듯 없어졌다.
  우리가 삶을 준비 한다면 무엇부터 준비 할 것인가. 올해도 거의 다 보냈다. 11월만 지나면 12월은 크리스마스와 망년을 준비 하느라고 분주하여 정적 올해 어떻게 살았는지 반성할 여가가 없다 .그래서 11월은 반성의 달로 정하고 12월은 감사의 달로 정하고 감사 하여야 할이다.
  돌아보면 감사 할 것 박에 없다.  감사 할 일뿐이다. 나 같은 것을 이곳 미국 까지 와서 살게 하시고 그리고 일 년 한 번씩 여행 할 수 있는 여건과 물질을 주신 것에 감사 할 것이다.  아들을 만나니 가슴이 뭉클하다.  키가 크고 늠름한 체격 내 아들인가 싶다. 학교 다닐 때는 삐쩍 말라 옥수수대궁 갔다고 하여 깡마른 체구에 볼 것 없이 까만 얼굴이었다. 그러는 아이가 이제 40이 넘어 경제적 여유가 생기니 적당히 살이 오르고 얼굴에 기름이 끼어 어디를 가나 잘생긴 얼굴이다.
  내가 한 것은 아무것도 없는데 저렇게 이 땅에 살아 갈 수 있게 인도 하신 신에게 감사가 나왔다. 손자 녀석을 저녁에 보니 벌써 스무 살이라고 한다. 예쁘장하게 생긴 얼굴 엄마 아빠, 예쁜 데만 닮았는지 차인표 닳았다고 하는 손자 녀석이 고개를 꾸벅한다.
  한국 아이들 같으면 깊숙이 고개를 숙여 인사를 깍듯이 하련만 하이하며 고개를 까닥한다. 내가먼저 가서 안아보고 잘 있었니. 우리 아들 하게 된다. 이게 설음이다 . 좀 더 다정한 인사말이라든가 정다운 말을 나눌 수 있으련만 아는 단어가 한정 되다 보니 그 정도에 그친다.  앞으로는 점점 더 할 것인 것을 뻔하다. 지금이야 이런 소리 하지만, 2세 3세가면 한국말을 할 수 있을까 싶다. 아무리 아우성친다고 정체성을 찾아질까 , 우리가  사는 시대가 국제화 시대라 하는데, 아마 이런 우려는 나만이 아닐 것 같다.
먼 훗날 세계는 하나 되어 한 언어로 통용할 때가 오지 않을까 싶다. 그때는 종교가 나라를 갈라놓을 것 같다. 여행은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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