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
벽앞에 남루한 세사람이 쪼그리고
앉아있다.
말을 타고 온 수염 긴 사람이
그들에게 물었다.
"벽 저쪽에 무엇이 있느냐?"
A가 다급하게 말했다.
"목이 말라요."
"물 좀 주셔요."
B가 A를 밀치고 애절하게 말했다.
"아들 놈이 죽어가고 있어요."
C가 거의 미친듯이 외쳤다.
벽 저쪽에 '아름다운 여자'가 있어요.
수염 긴 사람이 한참 뒤 느릿느릿 말했다.
"그거 다 헛거야."
A와 B,C가 동시에 수염 긴 사람을 저주했다.
"좆도 모르는 게 도사인 척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