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 이었다/강민경
매미의 뱃가죽 같은
마디마디가 다 아파서
휭하니 집을 나선다
활개 치면서 갇는다
깊은 심연에서 피어 나기 시작한
자아를 자근자근 누르니
가슴이 설렁설렁 갈리고
눈 앞 풍경에 빠지니
사랑의 본성, 바람타며 전률한다
부신 햇살이 나를 업고 걸으며
호사다망(好事多忙)한 세상을 잠시
잊으라 하고 작심 삼일이기 일수인
다짐 이라며 기세 등등하다
밝은 햇살 아래 아슴아슴 흔들리는
푸른 잎들 작은 가지들을 보노라니
고향에 어린 소녀 하나
연민으로 긴 한숨 토한다
그리움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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