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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夫婦)의 날에 생각해보는 가시버시 사랑
<김우영의 세상사는 이야기>5월은 가정의 달, 21일은 ‘부부의 날
2010년 05월 18일 (화) 14:03:26 김우영 작가 kisinzer@hanmail.net
2010년 5월 21일은 제4회 ‘부부의 날’이다. 이 날은 지난 2003년 12월 18일 민간단체인 '부부의 날 위원회'가 청원한 '부부의 날 국가 기념일 제정이 2004년 12월 18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시행하게 되었다.
이에 따라 행정안전부는 '각종 기념일 등에 관한 규정'을 고쳐 부부의 날을 어린이날이나 어버이날처럼 법정기념일로 제정하였다. 그러나 2007년부터 시행된 부부의 날은 법정공휴일은 아니다.
부부의 날 위원회는 1995년부터 '건강한 부부와 행복한 가정은 밝고 희망찬 사회를 만드는 디딤돌'이라는 표어를 내걸고 가정의 달 5월에 둘(2)이 하나(1)가 된다는 의미에서 매년 5월 21일 '부부의 날'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부부의 날은 1995년 5월 21일 세계최초로 우리나라 경남 창원에서 어느 목사 부부에 의해 시작된 것으로, 기독교를 중심으로 기념일 제정운동이 전개되었다.
제정 목적은 부부관계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화목한 가정을 일구는 데 있다. 부부의 날은 핵가족시대의 가정의 핵심인 부부가 화목해야만 청소년문제·고령화문제 등 각종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출발하였다.
‘부부의 날 위원회’에서는 지역별 부부축제, 부부음악제 등을 열고 부부 사랑고백 나눔의 시간 등을 갖는다. 그 밖에 영호남 부부, 장수 부부, 남북 부부, 국제 부부 등에 대한 시상 등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고 한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가정에 대한 소중함을 일깨우는 계기를 마련하는 한편, 21일 부부의 날을 맞아 다 같이 깊이 생각해보자. 건강하고 행복한 가정이 밝은 사회를 만들고, 이 사회가 다시 국가부국을 이룬다고 볼 때 이 세상에서 가장이란 소단위 결합체인만큼 중요한 인적자원은 없다고 본다.
그래서 조선 중기 문신이며, 동몽선습(童蒙先習)의 저자, 예조판서이자, 대학자 저 유명한 박세무 (朴世茂 .1487~1554)선비는 이렇게 말했다.
“천지지간 만물지중 유인최고(天地之間 萬物之衆 唯人最高 / 하늘과 땅 사이에 살아있는 만물 중에 사람이 가장 귀하다.)이니라!”
▲ ‘부부(夫婦)’라는 표현보다 ‘가시버시’가 얼마나 좋은가!
예전에는 남편과 아내, 즉 부부를 팍내, 한솔, ‘가시버시’라고 불렀다. 가시아내는 옛 사전을 보면 원래는 ‘갓’이다. 가시는 찌르는 것(!)이고, 갓은 머리 위에 올라앉는 것이니 아내를 나타내는 말이다. 그래서 아내의 바가지를 가시 같다고 말한다.
가시아버지는 장인, 가시어머니는 장모를 가리킨다. 따라서 가싯집은 처가이다. 유부남(有婦男)은 핫아비, 유부녀(有夫女)는 핫어미라고 한다. 접두어 ‘핫-’에는 핫바지나 핫저고리에서처럼 ‘솜을 두어 만든 것’이며, ‘배우자를 갖추고 있다’는 뜻이다. 핫아비와 핫어미의 반대말은 홀아비와 홀어미다.
의붓아버지는 어머니가 다시 얻은 남편인데 다시 얻었다는 뜻에서 다시아비라고 하며, 의붓어미는 다시어미이다. 후실이나 첩이 데리고 들어온 의붓자식을 덤받이라고도 하는데, 덤받이 아들은 데림아들, 덤받이 딸은 데림딸이라고 한다. 첩은 토박이말로 고마나 시앗, 듣기 좋은 말로 작은마누라라고 한다.
아들 많은 집의 외딸을 고명딸이라고 한다. 고명은 음식의 모양을 좋게 하기 위해 음식 위에 뿌리거나 얹어 놓는 것인데, 딸 많은 집의 외아들은 고명 노릇을 못하는지 고명아들이란 낱말은 없다. 딸내미나 딸따니는 어린 딸을 귀엽게 일컫는 말이다.
말머리아이는 혼인한 뒤에 곧 배어 낳은 아이, 요즘으로 치면 ‘허니문 베이비’를 가리킨다. 감정아이는 월경을 한 번도 안 하고 밴 아이, 그러니까 처음 배란(排卵)된 난자가 수정이 되어 밴 아이를 뜻한다. 이를 보고 애가 애를 낳았다고 하였지!
▲ ‘부부(夫婦)’가 무엇이기에 ……?
‘부부(夫婦)’란 과연 무엇인가. 남편과 아내, 아니면 우리 부부의 표현처럼 살과 마음을 맞대고 살며 같은 방향을 향하여 함께 살아가는 영원한 접인 (接人)인가. 이 세상에 태어나 남 남끼리 어찌어찌하여 만나 싫건 좋건 상관없이 애 낳고 살아가야 하는 이 시대의 최고에 친구이자 지극한 웬수로까지 비교되는 부부.
김우영.김애경 작가는 문학이란 같은 길을 가고 있다
어제 싸웠다가도 다음 날 웃는 부부, 생전 안볼 듯이 등을 돌리다가도 한 마디 따스한 말에 웃으며 다가서는 인생의 동반자요, 이 세상의 동무가 부부가 아닐까?
미국의 ‘아브레함’이라는 사회학자 학자는 이렇게 말했다.
“내가 수십년을 ‘부부학’에 대하여 연구를 하고 공부를 하였는데 부부론에 대하여는 박사학위가 없다” 하면서 이렇게 그 소회를 피력했다.
“알다가도 모르고, 모르다가 아는 것이 부부라는 것을 알 뿐 지금 이 순간 나는 부부에 대하여 아는 게 하나도 없다. 따라서 나는 앞으로 부부로 살아가면서 나도 모르게 부부라는 이름 아래 실려 나갈 뿐이다.
따라서 나는 부부로 함께 살아가면서 현장 박사학위를 취득할 뿐이다.”
결혼은 남자에게는 에피소드이고 여자에게는 히스테리라고 한다. 또 결혼 전에는 서로 눈을 똑바로 떴을 테니 이제부터는 한 쪽 눈을 감고 사는 게 현명하다고 한다. 결혼은 어떤 상품의 와인을 마시고 맛이 좋다고 감격한 나머지 그 사나이가 와인의 양조장에 취직하러 가는 것과 같다.
부부란 난로를 등에 지고 서 있는 사람과 같다고 한다. 너무 가까이 등을 기대고서면 등이 뜨겁고 난로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으면 등이 시리다는 것이다. 부부가 너무 등을 가까이 대면 서로 싸우기 쉬우며 너무 거리를 두면 안된다는 뜻이다. 아무리 다정한 부부나, 친한 친구라도 이쪽이 갖고 있는 신비한 어떤 내음은 간직하며 향기를 솔 솔 풍긴다는 것은 오래토록 가까이 할 수 있는 안전장치요, 사랑의 묘약인 것이다.
사람의 심리는 상대에게 뭔가 보일 듯 말 듯 하며 내풍기는 인간적이 매력이 있어야 끌리는 것이다. 너무 다 까보여 알 것 모를 것을 들여다 본다면 매력이 없어 보이는 법이니까 말이다. 적당이 알고 적당이 모르는 것, 이것이 사람 사는 이치 인 것을 알면서 우리는 왜 이렇게 사는 것일까 하고 자문해본다.
권위있는 어느 노 정치인은 말했다.
“나는 정치를 평생 한 사람이다. 그러나 내가 이 세상에서 가장 존경하는 사람은 싸우지 않고 부부로써 금실이 좋은 부부이다. 부부가 평생 살아가면서 부부싸움을 안 할 수는 없지만 시종일관 다정하게 금실 좋기로 살기란 참으로 힘들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특히 존경하라면 마누라 여럿을 거느리고 사는 남자이다. 여자 하나 다루기도 힘든데 그 남자는 참으로 위대한 이 나라 최고에 정치 지도자이다. 나는 그 분 밑에 가서 인생의 도리와 부부의 참사랑을 한 수 배우고 싶다.”
이 분의 말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 만큼 여자 다루기도 힘들고, 역시 남자 다루기도 힘들다는 얘기이다. 우리 부부도 20여년을 살면서 많이도 싸우고 많이도 화해를 했다. 살아가면서 정이 들고 살아가면서 미움도 든다. 그러나 나이가 들어가면서 미움보다는 살가운 정이 더 든다는 것을 느낀다.
▲ 젊어서 사랑, 중년기 친구, 노년기 간호사로 가시버시 사랑
젊어서는 사랑으로 중년기에는 친구로, 노년기에는 서로의 간호사로 살아가야 할 것 이다. 서양의 철학자 ‘아부난드’는 말했다.
“세월은 누구에게나 평등하게 주어진 자본금이다. 이 소중한 자본을 잘 이용한 사람에겐 승리가 온다.” 언제인가 결혼을 하지 않은 어떤 친구가 우리 부부에게 물었다. “결혼은 해야 옳은가? 아니면 하지 말아야 옳은가?”
우리 부부는 서양의 철학자 소크라데스의 말을 인용하여 답변을 하였다. “그럼 결혼은 해야지. 좋은 아내를 얻으면 행복하게 되고, 또 크라데스처럼 쿠산지페 같은 악처를 얻으면 철학자가 될 수 있으니까!” 또 세기의 문명국 영국인들이 ‘인도는 내놓아도 세익스피어는 내놓을 수 없다고 했다. 그런 세익스피어가 아내에 대하여 이렇게 말했다.
“아름다운 아내를 가진다는 것은 지옥이다.”
'셰익스피어'는 소크라데스의 악처 ‘쿠산지페’만 알았지 우리나라의 다정다감한 현모양처 ‘가시버시’를 몰라서 한 말 일 것이다.
이 세상에서 영원히 사라지지 않은 것은 오직 고결한 ‘사랑’ 뿐이다. 27년여를 고락을 같이 해왔으며 앞으로 더욱 긴 세월을 싸우고 웃어야 우리들 부부. 여기 ‘부부시(夫婦詩)’를 ‘가시버시 사랑’이란 보재기에 싸서 행복의 메시지를 담아 해와 달의 기운으로 은쟁반에 받쳐 올린다.
하나가 부족하여 외로워이/ 둘이서 둘이라네/
손이 아파 밥 못 할 젠 / 이 손이 밥지어 대신하고/
발이 아파 밥 못 할 젠/ 이 몸이 업고서 걸어주고/
사랑도 혼자사랑 못해/ 둘사랑 맞사랑이라네/
--自詩 ‘부부’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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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영 작가. 충남 서천출생으로 동국대 문화예술대학원 문예창작과 수료.1989년 한국수필지와 시론지에 각 각 2회 추천 완료 문단에 등단 ,장편소설집「월드컵」단편소설집「라이따이한」외 저서 총27권 출간. 한국문예대상, 서울시 시민대상, 독서문화공로 문화관광부 장관상.한글유공 대전시장상 등 수상. 대전중구문학회,한국농촌문학회,한국해외문화교류회 사무국장. 2009문화체육관광부 전국지역예술가 40인 선정.017-477-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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