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10.17 20:26

그림자의 비애

조회 수 331 추천 수 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그림자의 비애 / 성백군



달은 중천에 떠 있고
야자나무 그림자가 뱃전을 두드린다

빈 갑판 위
동면하는 구렁이처럼 감겨 있는
밧줄이 달빛에 잠시 눈을 떠서
제 모습 드러내고는 성가시다는 듯
다시 잠이 든다

파도에 휩쓸려
한 발짝 한 발짝 내딛다가
나무에 붙블려 물속을 떠나지 못하는
저 그림자의 비애
육신에 갇혀서
자유를 잃어버린 영혼의 고뇌처럼
바람이 불 때마다 야자나무 몸짓 따라
바닷속 흑암을 뒤지며 탈출구를 찾는데

어느새
달 문턱 걸터앉은 한 무리의 구름이
바다에 그물을 드리우고 그림자를 낚아 챈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709 떨어지는 해는 보고 싶지 않다고 강민경 2011.11.26 437
708 바람 사냥 성백군 2011.11.07 232
707 야자나무 밤 그림자 강민경 2011.11.06 453
706 나는 왜 시를 쓰게 되었나? 박성춘 2011.11.06 479
705 알을 삼키다; 세상을 삼키다 박성춘 2011.11.05 387
704 김우영 작가가 만난 사람들 김우영 2011.11.15 807
703 헬로윈 (Halloween) 박성춘 2011.11.02 297
702 공기가 달다 박성춘 2011.11.02 273
701 산동네 불빛들이 강민경 2011.10.30 192
700 주시 당하는 것은 그 존재가 확실하다 박성춘 2011.10.25 205
699 김우영 작가 독서노트 김우영 2011.10.24 844
698 돌아갈 수 없는 다리를 건너온 걸까 강민경 2011.10.21 355
» 그림자의 비애 성백군 2011.10.17 331
696 이현실 수필집 /작품해설 / 김우영 2011.10.14 690
695 몸으로 하는 말 강민경 2011.10.05 257
694 나는 누구인가? 그리고 어디로 갈 것인가? 김우영 2011.10.01 688
693 범인(犯人) 찾기 성백군 2011.09.12 380
692 저 따사로운... 김우영 2011.09.12 586
691 진리 김우영 2011.09.01 366
690 박명 같은 시 형님 강민경 2011.09.01 465
Board Pagination Prev 1 ... 75 76 77 78 79 80 81 82 83 84 ... 115 Next
/ 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