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3.15 17:58

날 붙들어? 어쩌라고?

조회 수 284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날 붙들어? 어쩌라고?/강민경

 

 

가로등 불빛 아래

잔뜩 부푼 흰 비닐봉지

학교 철조망에 매달려

길 가는 나의 시선 잡아끈다

 

저 안에 무엇이 들었지!

다가가 들여다보는데

바람만 잔뜩 끌어안고 끙끙거리다

손 내밀자, 마지못해 잠시 멈추고

      

물건을 담아 나를 때는

싫다는데도 멱살을 잡아끌더니

속을 비우자마자 구겨져 처박힌 것이

억울해서 바람이 가자는 대로

담을 넘었는데 막상 갈 데가 없다고

내 다리를 감싸 안고 늘어진다

 

날 붙들어? 어쩌라고? 당황해서

묻는 풋내기 같은 내 꼴이 재미있는지

가뜩 안았던 바람 풀었다 들였다

펄럭이는 흰 비닐봉지를 달래어

 

바람을 빼내고 접는데, 당신도

꼭 필요하지 않으면

, 가고 싶은 데로 갈 수 있게   

이 철조망이나 좀 넘게 해 달라며 

바람과 나 사이를 맴돈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950 당신이 나를 안다고요/강민경 강민경 2015.03.26 356
949 복숭아꽃/정용진 정용진 2015.03.24 241
948 바람의 필법/강민경 강민경 2015.03.15 370
947 당신의 소신대로 강민경 2015.03.15 261
» 날 붙들어? 어쩌라고? 강민경 2015.03.15 284
945 나비의 변명 / 성백군 하늘호수 2015.03.15 264
944 초록만발/유봉희 1 오연희 2015.03.15 220
943 연가(戀歌.2/.秀峯 鄭用眞 정용진 2015.03.07 189
942 봄비.2 1 정용진 2015.03.07 161
941 낙화.2 정용진 2015.03.05 229
940 분수대에서 성백군 2015.02.25 226
939 비빔밥 2 성백군 2015.02.25 263
938 언덕 위에 두 나무 강민경 2015.01.25 299
937 슬픈 인심 성백군 2015.01.22 209
936 수필 김우영의 "세상 이야기" (1)생즉사 사즉생( 生卽死 死卽生) 김우영 2015.01.12 461
935 담쟁이에 길을 묻다 성백군 2014.12.30 306
934 12월의 결단 강민경 2014.12.16 316
933 별 하나 받았다고 강민경 2014.12.07 350
932 일상은 아름다워 성백군 2014.12.01 159
931 촛불 강민경 2014.12.01 210
Board Pagination Prev 1 ... 63 64 65 66 67 68 69 70 71 72 ... 115 Next
/ 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