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10.21 21:12

과수(果樹)의 아픔

조회 수 212 추천 수 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늙은 과수(果樹)가
발 밑에 떨어진 낙과를 바라보며
오열을 참고있다

멍들고 깨어지고 갈라진것들이
부실해서 당한 재난이라고
옆가지 잘려나간 자리, 하얗게
생으로 드러낸 채
머리채를 쥐어뜯듯 나뭇잎을 뜯어내고 있다

그건, 간밤에
예고없이 닥친 태풍 때문이라는
위로의 말도 들리지만
그게 싫어서
입술을 깨물며 통곡을 참고있다

그럴때마다
죽은듯이 숨죽이며 땅속에 숨어있던 뿌리가
죄인이라 여겨 주눅던 마지막 자존심이
죽을 힘을 다해 용을 쓰고있다
굵은 힘줄이 여기저기 땅위로 솟구쳐
땅속을 얽어 매는것이다

태풍 때문이 아니라고
내가 부실해서 그렇다고
아직 내 품에는 남은 자식들이 있다고
오열을 참으며 불끈불끈 힘을 쓰고있다
가을해가 헉헉거리며 단내를 토해내고 있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552 시조 편지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4.23 142
551 시조 선線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4.24 98
550 시조 오후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4.25 93
549 시조 먼저 눕고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4.26 94
548 시조 놓친 봄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4.27 85
547 시조 수채화 / 천숙녀 독도시인 2021.04.28 85
546 시조 내려놓기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4.29 129
545 시조 고운 꿈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4.30 187
544 시조 깊은 잠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5.01 110
543 시조 자하연 팔당공원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5.02 94
542 무 덤 / 헤속목 헤속목 2021.05.03 331
541 시조 환절기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5.03 124
540 시조 2021년 5월 5일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5.04 89
539 시조 흑백사진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5.05 303
538 시조 깊은 계절에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5.06 114
537 시조 내 시詩는 -아무도 모르지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5.07 115
536 시조 내 시詩는 -힘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5.08 81
535 시조 내 시詩는 -그리움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5.09 70
534 시조 내 시詩는 -삶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5.10 115
533 시조 내 시詩는 -독도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5.11 123
Board Pagination Prev 1 ... 82 83 84 85 86 87 88 89 90 91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