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
2021.07.16 13:25

그-먼 돌섬에는 / 천숙녀

조회 수 159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그먼 -돌섬에는.jpg

 

 

그-먼 돌섬에는 / 천숙녀


풀 한 포기 자라고 있지
씨알 하나 부화되고 있지
어둠 내리던 깊은 밤 지난 뒤 동트는 아침
아침 햇살
풀잎 위에 씨알 위에 가장 먼저 비추지
날마다 날 마다 새로운 숨결로
낭랑한 목청 돋우며 살아 삶의 노래 부르지

때로는
여기저기 날아드는 독화살 눈총에도
풀 한 포기 씨알 하나 가시 돋친 고통쯤은
잘도 참아 내더군
꽃 대궁 피워 올린 싱싱한 풀 한 포기
실한 꽃 피웠더군
꽃망울 또한 터지더니 향기로운 꽃이었어
씨알 하나 동해에 부화되어 하늘을 날고 있어
괭이갈매기로 날고 있어

그-먼 돌섬에는
오늘도 달려드는 이웃 나라 헛소리
끊임없이 윙윙거려
철석 철 석 따귀 몇 대 갈기느라 웅성거렸어
느닷없이 들이대는 시퍼런 칼날 외풍에겐
태풍을 일으켜 거센 파고 높이로
탐욕의 몰골 억지까지도 송두리째 뽑아 올려
되 받아 치곤 하더군

나!
너희 억지에 구멍 뻥뻥 뚫렸어도
하얗게 하얗게 질려 피멍이 들었어도
풍향에 살갗 비벼 등불 밝혀 왔거늘
흔들리지 않아
오늘의 이 정도쯤 아무렇지도 않아
내 뿌리 깊숙이 내려 한반도 지켜가는
안 마을 동구(洞口) 외등 될 거야
고요히 물러나 관망하는 붙박이별
동해의 푸른 파수꾼 될 거야
파수
꾼이 될 거야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92 바람 성백군 2007.12.31 128
391 들국화 강민경 2007.12.29 191
390 나는 벽에 누워 잠든다 JamesAhn 2007.12.23 346
389 정의 - 상대성이런 박성춘 2007.12.17 193
388 상처를 꿰매는 시인 박성춘 2007.12.14 359
387 곳간 성백군 2007.12.13 145
386 꽃피는 고목 강민경 2007.12.08 243
385 라이팅(Lighting) 성백군 2007.12.06 191
384 人生 황숙진 2007.12.01 119
383 한시 십삼분의 글자 박성춘 2007.11.24 277
382 許交 유성룡 2007.11.23 134
381 대청소를 읽고 박성춘 2007.11.21 117
380 virginia tech 에는 김사빈 2007.11.14 141
379 산국화 유성룡 2007.11.14 262
378 나룻배 강민경 2007.11.09 155
377 눈망울 유성룡 2007.11.05 113
376 개인적 고통의 예술적 승화 황숙진 2007.11.02 186
375 인간의 성격은 자기의 운명이다 황숙진 2007.11.01 556
374 우리들의 시간 김사빈 2007.10.30 179
373 그대에게 손영주 2007.10.29 276
Board Pagination Prev 1 ... 90 91 92 93 94 95 96 97 98 99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