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4.03 12:52

잘 박힌 못

조회 수 339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잘 박힌 못 / 성백군
                                                                  


거울을 앞에 두고
내 머리를 깎는 아내
가위질 따라 얼굴이 일그러진다

‘그러다간
당신 입 삐뚤어진다.’ 하였더니
‘입뿐만 아니라
몸까지 뒤틀린다’고 투덜대며
다음부터는 이발소에 가란다

(잘 박힌 못
헐거워졌다는 신호인데
눈치 없이 말 한마디 잘못해서
전속이발사 잃게 되는 것 아닐까?)

노루발 사다 주면
당신 못 빼내고 새 못으로 바꿀 수 있다고 하였더니
사십 년 동안 닳아
못대가리 없는 밋밋한 얼굴이 웃는다

서로 박혀서
함께 웃는 주름진 두 얼굴
거울 속에 있다

    583 – 03022014
*시마을 작가회 2014년 3월 이달의 詩 선정작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52 詩똥 이월란 2008.03.09 334
451 무 덤 / 헤속목 헤속목 2021.05.03 334
450 방전 유성룡 2006.03.05 335
449 유실물 센터 강민경 2015.07.24 335
448 길 위에서, 사색 / 성백군 하늘호수 2015.06.13 336
447 깎꿍 까르르 김사빈 2005.04.02 337
446 겨울 홍시 강민경 2014.02.08 337
445 해는 달을 따라 돈다 JamesAhn 2007.08.25 338
444 최후의 이동수단 - 꿈의 이동장치 박성춘 2012.01.29 338
443 바람을 붙들 줄 알아야 강민경 2013.10.17 338
442 시지프스의 독백 손홍집 2006.04.07 339
441 민족 학교 설립 단상 김사빈 2006.04.26 339
440 여행은 즐겁다 김사빈 2008.06.12 339
439 노래하는 달팽이 강민경 2008.06.30 339
» 잘 박힌 못 성백군 2014.04.03 339
437 반쪽 사과 강민경 2014.04.27 339
436 누나 유성룡 2005.12.14 340
435 돌아갈 수 없는 다리를 건너온 걸까 강민경 2011.10.21 340
434 (단편) 나비가 되어 (3) 윤혜석 2013.06.23 340
433 나무 요양원 강민경 2014.01.23 340
Board Pagination Prev 1 ... 87 88 89 90 91 92 93 94 95 96 ... 114 Next
/ 114